제211화
서은채는 두 사람이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말없이 서윤미에게 눈짓을 보내고는 그녀와 함께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들이 떠나고 난 뒤, 고태현과 윤정후는 서로 눈을 마주치며 잔을 들었다.
가볍게 잔을 부딪쳤다.
잔을 내려놓은 고태현이 무심한 어조로 물었다.
“아까 은채가 한 말. 그거 사실이야?”
윤정후는 고태현이 무슨 말을 물은 건지 바로 눈치챘다.
할머니가 서씨 집안 사람들 집에 얼씬도 못 하게 한 그 얘기였다.
“응.”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요즘 할머니, 서씨 집안 사람들 얘기만 나와도 표정부터 달라져.”
“쯧.”
고태현이 혀를 살짝 차며 말했다.
“할머니께서 그 정도로 서씨 집안을 껄끄러워하시는 거면 은채가 윤씨 가문에 시집오는 건 솔직히 쉽지 않겠네. 시혁이랑도 앞으로 쉽지 않아 보이고.”
고태현의 말에 윤정후의 미간이 살짝 움직였다.
그는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리며 말했다.
“그런데 난 형이 은채 누나랑 꼭 다시 잘해보고 싶은 것 같진 않아.”
고태현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왜? 또 뭔가 본 거라도 있어?”
윤정후는 코를 한번 문질렀다.
그리고 며칠 전 있었던 일을 간단히 들려줬다.
이야기를 마친 뒤, 그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생각해 봐. 형이 그 얘기를 굳이 나더러 할머니한테 전하라는 이유가 뭐겠어? 딱 봐도 임씨 집안 사람들에게 한 방 먹이려고 그런 거잖아. 형이 진짜 임수아한테 아무 감정 없었으면 그 일에 그렇게까지 신경 쓸 이유가 있었을까?”
고태현은 낮게 웃음을 흘렸다.
“내가 보기에 시혁이는 아직도 자기 마음이 뭔지 스스로도 잘 모르는 것 같아.”
윤정후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은채 누나 아직도 좋아하는 거 아닌가? 두 사람 오래 알고 지내기도 했고, 예전에는 진짜 연인이었잖아. 할머니만 아니었으면 이미 결혼했을 거라고.”
고태현은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말했다.
“그건 우리가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그게 꼭 시혁이 진짜 마음이라는 보장은 없어. 잘 생각해 봐. 은채가 돌아왔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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