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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윤정후는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은채 누나, 걱정 마세요. 아무한테도 말 안 할게요.” 그 말에 안도하려던 찰나, 윤정후는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일,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의 시선에는 묘한 단호함이 담겨 있었다. “누나 편인 건 맞지만 아직 형은 이혼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선은 넘지 말아 주세요.” 직설적인 그의 말에 서은채의 얼굴은 순간 파랗게 질렸다가 붉어졌다. 하지만 억울하다는 말을 꺼내기도 어려웠다. 분명 잘못한 건 자기였으니까. 서윤미는 기가 막혀 바로 반발했다. “정후야, 어떻게 우리 언니한테 그런 말을 해! 언니는...” “그만해, 윤미야.” 서은채가 단호히 말을 잘랐다. 이미 들켰는데 더 이야기해 봤자 서로 얼굴만 붉히게 생길 것이다. 차에 타고서도 서은채는 얼굴이 화끈거려 견딜 수 없었다. “언니, 미안해. 다 내 탓이야.” 서윤미는 축 처진 어깨로 사과했다. 서은채는 고개를 살짝 저었다. “괜찮아. 너도 다 나 생각해서 그런 거잖아. 알아.” 그러고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정후가 그렇게 금방 돌아올 줄 누가 알았겠어...” 그 말에 서윤미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다행이야! 조금 전에 사진은 찍어뒀거든!” 서윤미는 휴대폰을 꺼내 아까 찍은 사진을 서은채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언니, 이거 봐봐.” 서은채는 조심스레 휴대폰을 받아 들며 사진을 확인했다. 사진 속 두 사람의 입술은 불과 몇 센티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 장면을 바라보며 그녀의 눈에는 진한 아쉬움이 맺혔다. 조금만 늦게 들어왔어도... 아니, 단 30초만 늦었더라면 그 입맞춤은 현실이 됐을 텐데. 서은채는 사진 속 윤시혁의 얼굴을 살며시 쓸어내렸다. 눈빛에는 설렘과 기쁨이 가득했고 그 감정은 금방이라도 흘러넘칠 듯했다. 생각해 보면 참 우습기도 했다. 한때 윤시혁과 연인이었지만 조금 전 그 순간이 둘 사이가 가장 가까웠던 때였다. 연인이던 시절에도 서로 안아본 게 전부였으니까. 서윤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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