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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그 말을 듣는 순간, 임수아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하지만 그건 정말로 한순간일 뿐, 금세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으로 돌아왔다. 여자는 계속해서 임수아를 비꼬았다. “너, 윤시혁이랑 아직 정리도 못 했으면서 남의 일에 참견할 시간이 있어? 내가 보기엔 시혁이가 널 사랑하지도 않는 거 같은데 괜히 붙잡고 있지 말고 먼저 이혼하자고 말을 꺼내는 게 낫지 않겠어?” “그래야 최소한 체면이라도 지키지. 안 그러면 결국 네 시어머니처럼 쫓겨나듯 집에서 나오는 꼴 난다?” 그 말을 다 들은 임수아는 더는 못 참겠다는 듯 피식 웃었다. “바람이나 피우는 주제에 저와 제 남편의 일에 끼어들지 마시죠? 그리고 제 어머님이랑 아버님 사이가 아무리 안 좋아도 어머님은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집안에 들어온 분이에요. 세상 누구도 부정 못 하는 윤씨 가문의 사모님이시라고요.” “그런데 그쪽은 뭐예요? 좋게 말해봐야 그냥 애인이고, 솔직히 말하면 그냥 침대에서 같이 구르는 존재잖아요. 그 주제에 뭘 그리 잘난 척하고 설치는 겁니까?” 말을 하면서 임수아가 여자를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하수구 속 기어다니는 벌레를 내려다보는 것 같았다. 임수아의 독설은 너무나도 직격탄이었다. 여자는 그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순식간에 확 굳어졌다. 방금까지 얼굴에 걸려 있던 비웃음과 거만함이 단숨에 분노로 뒤바뀌었다. “헛소리 하지 마! 나랑 재훈 씨는 진짜 사랑하는 사이야! 하경림 저 늙은 여자가 계속 아내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까 내가 사모님이 못 된 거지, 아니었으면 진작 내가 사모님이 됐어!” “아, 그래요?” 임수아가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그쪽 말대로 우리 아버님이랑 진짜 사랑하는 사이가 맞으면 왜 아버님은 아직도 이혼을 안 하시고 그쪽을 정식으로 들이시지 않는 걸까요?” “세상에,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를 계속 ‘내연녀’로 두는 게 정상이에요? 그럼 우리 아버님의 사랑은 참 값이 없네요.” 그렇게 말하고 임수아는 고개를 돌려 하경림을 보며 입술을 삐죽였다. “어머님, 그러고 보면 아버님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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