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3화
“그래.”
“사모님, 저는 이만 가볼게요. 안녕히 계세요.”
남지희는 하경림에게 인사하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너...”
“어머님...”
두 사람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
임수아가 양보했다.
“먼저 말씀하세요.”
하경림은 입술을 깨물고 있다가 임수아를 바라보면서 힘겹게 말을 꺼냈다.
“오늘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임수아는 잠깐 침묵하다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말 안 할게요. 하지만 시혁 씨한테는 얘기해야 하지 않을까요? 어머님의 아들이니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안 돼! 절대 말하면 안 돼!”
하경림의 반응은 너무나도 격렬했다.
“시혁이 아빠는 시혁이가 태어날 때부터 제대로 관심을 준 적이 한 번도 없었어.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시혁이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해도 나는 알아. 시혁이가 마음속으로는 줄곧 아빠의 사랑을 갈망해 왔을 거야.”
“시혁이가 아빠에 대한 감정이 복잡해. 좋아하면서도 원망하고, 그리워하면서도 미워하지. 하지만 어쨌든 아빠가 조금이라도 다가와 주기를 바랄 거야. 그런데 이 사실을 알게 되면 그나마 남아 있던 아빠의 이미지가 송두리째 무너져버릴 거야.”
하경림의 눈가에 금세 눈물이 고였다.
“나랑 시혁이 아빠 사이의 일은 복잡해... 한두 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녀는 떨리는 손을 뻗어 임수아의 손을 꼭 잡았다.
“수아야, 내가 부탁할게. 제발 이 일은 비밀로 해 줘. 알았지?”
임수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솔직히 이해는 되지 않지만 하경림의 결정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건 그녀의 숨겨진 상처이자 건드릴 수 없는 아픔이니까.
“네, 알겠어요. 말 안 할게요.”
임수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하경림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임수아도 작게 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하경림을 이 상태로 혼자 보내기엔 마음이 걸렸다.
하지만 하경림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아까 기사 불렀으니까 아마 이미 도착했을 거야.”
“그럼 제가 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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