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4화
“수아 왔구나.”
임수아가 들어서자 한효진이 반갑게 손을 흔들며 와서 앉으라고 했다.
임수아가 다가가자 한효진이 윤재훈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쪽은 시혁이랑 정후 아버지이자 네 시아버지 되시는 분이야.”
그리고 곧장 윤재훈에게 시선을 돌렸다.
“재훈아, 얘가 시혁이의 아내 수아야.”
한효진의 소개로 임수아와 윤재훈의 시선이 정면에서 마주쳤다.
임수아에게 시아버지 윤재훈은 낯선 존재였다. 그녀가 윤시혁과 결혼한 지 벌써 2년이 넘었지만 윤재훈은 그동안 단 한 번도 집에 들어온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늘 해외에서 윤씨 가문의 사업을 챙긴다고 들었고 일이 많아 바쁘다는 말만 전해 들었다.
그들의 결혼식 날에도 직접 오지 않았고 혼인신고 한 날에도 겨우 전화 한 통으로 아들에게 안부만 물은 게 다였다. 그래서 그동안 임수아에게 윤재훈은 그저 얼굴 없는 사람일 뿐이었다.
그런데 오늘 낮에 있었던 그 일 이후로 ‘낯설다’라는 말로는 부족했다. 임수아의 마음속에서 그의 이미지가 완전히 곤두박질쳤다.
게다가 지금 윤재훈이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 까다로움과 노골적인 불쾌감이 섞여 있었다.
윤재훈은 원래부터 임수아를 탐탁지 않아 했는데 오늘 낮에 귀국하자마자 최진희에게서 임수아가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고 들었다. 그 소식을 듣자 며느리에 대한 윤재훈의 평가는 바닥을 뚫고 내려갔다.
사람들이 모두 모이자 식사가 시작됐고 오늘 저녁의 분위기는 보기 드물게 활기가 넘쳤다. 한효진도, 막내 윤정후도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고 있었고 평소 과묵한 줄만 알았던 윤정후가 이렇게 말이 많은 사람인지 새삼 알게 됐다.
윤재훈 역시 막내아들 윤정후와 얘기할 때는 놀라울 정도로 인내심을 보였고 그의 눈빛에 흐뭇함과 애정, 그리고 한없이 부드러운 온기가 담겨 있었다. 누가 봐도 막내아들을 진심으로 아끼는 티가 역력했다.
윤재훈은 이번에 가족들을 위해 선물을 챙겨왔지만 하경림과 임수아의 것은 빼먹었다.
그 모습을 지켜본 한효진은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
‘세월이 그렇게 흘렀는데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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