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0화
‘16년 전이라... 그럼 시간이 맞지 않네. 내가 화재 현장에서 그 남자아이를 구해준 건 14년 전의 일이잖아.’
그녀는 그걸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문득 무언가가 스쳐 지나간 듯, 임수아는 다시 조심스럽게 물었다.
“할머니, 우리 집에는 장재영 집사님 한 분밖에 없었나요?”
“그렇지!”
한효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장재영은 우리 집에서 뼈가 굵은 사람이야. 시혁이가 갓난아기 때부터 지금까지 곁에서 쭉 지켜봤지.”
임수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그녀는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옛날에 그녀가 구해준 남자아이는 윤시혁이 아니라는 걸 말이다.
일단 시간부터가 어긋나고 결정적으로 그때 그녀를 찾아와서 마치 시혜를 베풀듯 만 원짜리 한 장 쥐여줬던 그 오만한 집사는 장재영이 아니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건, 그때 그 집사가 자기네 도련님은 강 씨라고 말했던 것 같다.
게다가 그녀가 화재 현장에 들어가 그 남자아이를 구했을 때, 안에는 혼자일 뿐 다른 사람은 없었다.
그러니까 역시 그녀가 너무 오버한 거였다.
하긴, 그렇게 우연적인 일이 있을 리가 없었다.
임수아를 바라보며 한효진은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고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이러한 이유로 시혁이가 서은채에게 특별히 더 잘하는 거야. 게다가... 서은채는 시혁의 첫사랑이기도 하고 그래서...”
한효진은 말을 여기서 멈췄지만 임수아는 그녀의 뜻을 이해했다.
바로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윤시혁이 서은채를 그토록 놓지 못하는 것이었다.
임수아의 실망한 감정을 알아차린 한효진은 곧바로 한마디 덧붙였다.
“하지만 수아야, 나는 사실 시혁이가 사랑이 뭔지,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비록 입으로는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서은채라고 계속 말하고 있지만, 내 생각에는 시혁이 자신도 서은채에 대한 그런 감정이 과연 좋아하는 감정인지 아닌지 모르는 것 같아.”
“할미는 사실 시혁이가 너에게 완전히 달라졌다는 걸 보아냈어. 네가 더 노력하면, 언젠가 시혁이도 자신의 진심을 알게 될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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