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1화
예민하게 여길지 모르지만 확실히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마음속에 계속 응어리로 남을 것 같았다.
전화기 너머로 민서후가 문득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임수아 씨가 언제쯤 이걸 물어볼지 생각했어요.”
식사할 때부터 그는 임수아의 이상한 점을 눈치채고 나주현이 전에 했던 말 때문일 거라고 짐작했다.
잠시 멈칫하던 민서후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렇게 물어보니까 오히려 궁금해지네요. 만약 내가 정말 어머니 때문에 선택한 거라면 연기를 포기할 건가요?”
“그럴 리가요.”
임수아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녀는 손시연이라는 캐릭터가 아주 마음에 들었고 이왕 그 역할을 따냈으니 반드시 잘 해낼 생각이었다.
“이래도 내가 그쪽을 선택한 이유가 중요한가요?”
민서후가 담담한 어조로 되묻자 임수아는 웃으며 말했다.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알고 싶어요. 감독님께서 저를 선택한 이유가 정말 저를 보고 손시연 역에 적합하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단순히 어머니 때문인지.”
“다시 오디션 볼 기회를 준 건 그쪽이 내 어머니를 구했기 때문이긴 해요. 하지만 최종적으로 임수아 씨를 선택한 건 연기를 보고 결정한 거예요.”
민서후가 직설적으로 말했다.
“허민정은 임수아 씨보다 먼저 오디션을 봤고 연기력만 따지면 아마추어인 그쪽과 비교가 안 되지만... 어디까지나 연기만 할 뿐이죠. 역할에 대한 감정도 뚜렷하지 않고 캐릭터 연구도 깊게 하지 않았어요. 임수아 씨처럼 손시연이란 역할을 깊게, 정확하게 분석하지 못했죠. 이 작품은 나에게 매우 중요해요. 앞으로 내 꿈을 계속 이룰 수 있을지 여부가 걸려 있거든요. 그래서 캐스팅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민서후의 말을 듣고 임수아는 완전히 안심했다.
자기 능력을 인정받은 셈이니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감독님, 감사합니다. 반드시 손시연이라는 역할을 잘 해내겠습니다.”
임수아가 다짐하듯 말하자 전화 너머에 있던 민서후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기대할게요.”
원하는 답을 얻었으니 임수아는 더 이상 그 일에 집착하지 않았다.
내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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