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0화
윤시혁의 짐작이 맞다면 전화를 건 사람은 분명 송기백이었다.
전화 너머로 여전히 힘없는 송기백의 목소리가 들렸다.
“임수아 씨, 아버지한테서 얘기 들었어요. 오늘 내가 교통사고 당했을 때 그쪽이 제때 발견해서 병원으로 데려다줬다고. 고마워요.”
“별것 아니에요. 그쪽보다 몇 분 늦게 주차장을 나선 것뿐이죠.”
말하면서 임수아는 발걸음을 옮겨 발코니로 향했다.
나간 뒤 그녀는 곧바로 손을 뻗어 발코니 문을 닫고 흔들의자에 앉았다.
책상 앞에 앉아 그 모습을 보던 윤시혁의 이마에 핏줄이 툭 튀어나왔다.
‘대체 무슨 비밀스러운 대화를 나누기에 날 피하는 거지?’
방은 방음이 아주 잘 되어 있어서 발코니 문이 닫히자마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발코니 밖에서 임수아의 말을 들은 송기백은 순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임수아 씨도 그때 크라우드 빌딩에 있었어요? 그럼... 나랑 내 여자 친구가 그때 나눈 대화를...”
임수아도 다소 멋쩍은 듯 말을 꺼냈다.
“아, 미안해요. 내 차가 하필 바로 그 근처에 있어서 두 사람이 나눈 대화도 다 들었어요.”
전화 너머 송기백은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참 비참하죠. 2년 동안 만나면서 나는... 줄곧 우리가 서로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남자는 돌아오자마자 나한테서 유미를 빼앗아 갔어요. 무슨 말을 해도 헤어지겠다고만 하고 나에게 조금의 기회도 주지 않아요. 2년이나 만났는데 전혀 미련이 없어요...”
송기백의 자조적이면서도 슬픔과 상처가 묻어나는 말을 듣고 임수아는 가벼운 한숨을 내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 역시 그 심정을 잘 알고 있지만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
왜냐하면 임수아 본인조차 윤시혁과의 관계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랐으니까.
“임수아 씨,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줄 수 있어요? 나는... 이대로 유미를 포기하고 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줘야 할까요?”
송기백의 잠긴 목소리에는 허탈함이 담겨 있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임수아는 자기 생각을 털어놓았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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