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4화
이 말을 듣자 하경림이 이내 굳어진 표정으로 유봉희를 돌아보았다.
‘이 여자가 무슨 속셈이지?’
임수아는 질문을 듣자마자 알아차렸다. 조금 전 남의 장신구를 함부로 빌려서는 안 된다고 했던 말이 불쾌해서 이를 빌미로 자신을 비꼬려는 것임을.
하지만 임수아가 그걸 두려워할 리가 없었다.
게다가 그녀는 자신이 보육원에서 자란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유봉희는 안타까운 척 임수아를 바라보았다.
“불쌍하네요. 어린 나이에 고생이 많았겠어요. 듣기론 보육원은 사람 살 곳이 아니라던데. 여럿이 한 그릇으로 밥을 먹거나 남이 먹다 남은 밥을 먹고, 남녀 몇 명이 같은 침대에서 자며 보름이나 한 달에 한 번 겨우 씻잖아요.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파요. 부모님께서 보육원에서 데려올 때 참 가슴 아팠겠어요.”
유봉희의 말을 듣고 하경림의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
‘내 며느리 앞에서 대놓고 이런 말을 하는 건 대체 무슨 의도지? 여럿이 한 그릇으로 밥을 나눠 먹고 몇 명이 한 침대에서 잔다니, 누구를 비하하는 거야?’
다른 몇몇 사모님들의 표정도 미묘해졌다.
그들은 유봉희가 일부러 임수아를 깎아내리는 걸 모를 리가 없었다.
순간 모두의 시선이 임수아에게 쏠리며 그녀가 어떻게 대답할지 보려는 듯했다.
아마 지금쯤 수치심과 분노에 땅속으로 파고들고 싶을 지경일 것이다.
유봉희의 말을 들은 임수아는 조금도 화내지 않고 오히려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유 여사님, 여사님께서는 너무나도 편협한 시각을 갖고 계시네요. 여사님이 알고 계시는 보육원은 적어도 60, 70년대에나 볼 법한 시설이잖아요. 한번 시간 내서 지금은 보육원 아이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직접 보세요. 부유하진 않아도 절대 여사님 말처럼 초라하게 살지는 않아요. 전 어릴 때부터 보육원에서 나름 행복하게 살았어요. 원장 어머니도 잘해줬고 친구들도 다 사이가 좋았어요.”
말하며 임수아는 가볍게 눈썹을 치켜올렸다.
“게다가 뭐가 됐든 보육원에서 저를 훌륭하게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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