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3화
임현지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곧 다시 말했다.
“하유민 씨도 화장실을 이용하시려나요? 어서 가시죠.”
“저는 현지 씨 찾으러 왔어요.”
하유민이 직설적으로 말했다.
“저를 찾으러요?”
임현지의 눈빛이 살짝 흔들리더니 다시 미소 지으며 되물었다.
“그럼 하유민 씨께서 저를 무슨 일로 찾으신 건가요?”
하유민은 지긋이 몸을 벽에 기대고 두 팔을 가슴 앞에 꼬아 올린 채 여유롭게 임현지를 바라보았다.
“마음이 아주 괴롭지 않아요? 마치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임현지는 미간을 찌푸렸지만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임수아가 지금 이 모든 걸 가진 건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이에요. 임수아가 내 사촌오빠의 아내라는 것. 하지만 임수아가 내 사촌오빠와 이혼한다면 지금 가진 건 전부 사라지게 되겠죠.”
말을 마친 하유민은 가볍게 웃었다.
“임현지 씨, 전에 했던 내 제안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게 어때요? 나와 협력할 마음 없어요?”
그 말을 들은 임현지도 따라 미소를 지었다.
“마음이 괴로운 건 전혀 없지만 몸이 괴로운 건 사실이에요.”
“솔직히, 제 작은 실수 하나가 윤 대표님의 그런 반응을 불러올 줄은 몰랐어요. 놀라기도 했고 동시에 제 동생이 참 복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 남편과 시댁을 만났으니 말이에요.”
“저는 언니로서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해요.”
“협력이니 뭐니 하는 말씀은 하유민 씨 앞으로 다시 꺼내지 않으셨으면 해요.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러고는 하유민이 입을 열기도 전에 임현지는 곧장 발걸음을 옮겼다.
하유민을 지나치자마자 임현지의 얼굴에 머금었던 웃음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임현지는 결코 남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졸이 될 수 없었다.
하유민이 자신을 이용하려 하다니 정말 어리석은 계산이었다.
다시 한번 거절당하자 하유민의 마음속에는 깊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하유민은 분노에 차 발을 구르고는 몸을 돌려 위층으로 올라갔다.
오늘 있었던 일을 반드시 서은채에게 알려야 했다.
임수아 같은 구미호가 윤시혁의 마음을 빼앗아가게 두어서는 절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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