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8화
윤시혁은 잠시 망설이다가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일이 너무 늦게 끝나서 그냥 회사에서 잤어.”
임수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 묻지 않았다.
막 방을 나서려던 순간, 임수아는 윤시혁이 입은 셔츠가 어제 것과 다르다는 걸 눈치챘다.
“옷 갈아입었어요?”
임수아가 다시 물었다.
윤시혁은 짧게 대답했다.
“응.”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장난스럽게 되물었다.
“나한테 그렇게 신경 쓰는 거야? 내가 옷 갈아입은 것도 바로 알다니.”
윤시혁의 셔츠는 대부분 흰색이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서로 다른 셔츠라는 걸 구분하기 어려웠다.
임수아는 윤시혁을 흘겨보았다.
“누가 시혁 씨를 신경 쓴다고 그래요.”
말을 마치자 임수아는 윤시혁을 무시한 채 바로 문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속으로는 의심했었다.
‘어젯밤, 윤시혁이 정말 회사에 있었던 걸까?’
확신은 없었지만 윤시혁이 그렇다고 했으니 믿기로 했다.
윤시혁이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오후 한 시였다.
윤시혁은 일어나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밥을 먹으려고 방을 나서려 했다.
그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한 윤시혁의 표정은 미동조차 없었다.
몇 초 뒤, 윤시혁은 전화를 받았다.
“시혁아...”
수화기 너머로 서은채의 부드럽지만 힘없는 목소리가 흘러왔다.
“깨어났어?”
윤시혁이 물었다.
“응, 방금 일어났어.”
대답을 마친 서은채가 말을 이었다.
“시혁아, 어젯밤 일은... 내가 순간적으로 어리석었어.”
“다행히 네가 끝까지 정신을 붙잡고 있었지. 나와 함께 잘못을 저지르지 않아서. 그렇지 않았다면... 난 너를, 그리고 임수아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랐을 거야.”
말끝에 서은채의 목소리는 다시 울먹였다.
윤시혁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 있었고 목소리에는 어떠한 감정도 담기지 않았다.
“은채야, 다음에는 이런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
서은채의 얼굴빛이 순간 굳었다.
십여 초가 흐른 뒤, 서은채는 낮게 대답했다.
“절대로... 다시는 없을 거야.”
정말 다시는 없을 것이다.
어젯밤 서은채가 한 짓은 모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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