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6화
서은채의 단호한 말에 하경림은 씁쓸하게 웃었다.
설득이 불가능하다는 걸 그녀도 알고 있었다.
하경림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래, 네가 그렇게 확신한다면 내가 더 말할 것도 없겠구나.”
“다른 볼일 없으면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서은채는 휠체어를 밀면서 방을 나서려 했다.
문 앞에 다다랐을 때, 서은채는 불현듯 휠체어를 밀던 손을 멈추더니 고개를 들었다.
“사모님, 그때 시혁이 곁에 있던 사람은 바로 저예요. 그리고 저에게서 시혁이를 빼앗아 간 건 임수아 씨고요. 제가 시혁이를 아끼는 마음은 임수아 씨 못지않습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하경림이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방을 나가 버렸다.
하경림은 허탈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남은 건 결국 아들이 마지막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였다.
엄마로서 아들이 더 이상 잘못된 선택만은 하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
방으로 돌아온 서은채를 보자 소파에 앉아 있던 서윤미가 벌떡 일어나 다가왔다.
“언니, 사모님께서 무슨 얘기를 하셨어?”
대답 대신 서은채의 눈가가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언니,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서윤미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다급히 물었다.
서은채는 고개를 돌려 눈물을 삼키며 말했다.
“윤미야, 난 줄곧 사모님이 내 편일 거라 믿었어. 그런데...”
그러고는 조금 전 하경림에게 들은 말을 모두 털어놓았다.
“뭐라고?”
서윤미는 충격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사모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 언니더러 물러나라는 뜻 아니야? 형부랑 임수아를 위해서? 아니,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그동안은 분명히 언니 편이었잖아!”
서윤미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었다.
서은채는 씁쓸하게 웃었다.
“임수아 씨, 사람 마음 홀리는 수법 하나는 끝내주네. 순식간에 사모님 마음까지 사로잡다니.”
“저 여자가 진짜!”
서윤미는 씩씩거리면서 이를 갈았다.
“사모님뿐만 아니라 이제는 형부까지...”
말을 잇던 그녀가 잠시 뜸을 들였다.
그 순간, 서은채의 눈빛이 서서히 깊어졌다.
서윤미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기대 섞인 시선으로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