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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재단 설립 후 나는 허나연과 심찬욱을 불러와서 일상적인 재단 운영을 맡겼다. 허나연은 열정적이고 활달해서 사람과의 소통에 능했기에 대외적으로 연락하는 업무를 맡았다. 그리고 심찬욱은 꼼꼼하고 침착하고 듬직해서 내부 심사와 경영을 맡았다. 그들의 노력으로 재단은 곧 정상 궤도에 들어갔다. 도움이 필요한 수많은 학생을 도와주었으며 학교에서 좋은 평판을 얻기도 했다. 나는 가끔 재단 사무실에 들려보곤 했는데, 갈 때마다 테이블 앞에 앉아서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를 빈틈없이 처리하는 심찬욱을 볼 수 있었다. 일을 할 때 그에게는 나이를 뛰어넘은 침착함과 집중력이 있었다. 한번은 그에게 커피를 가져다준 적이 있었다. 그는 고개를 들고 나를 보더니 살짝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일어나서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서, 서 대표님.”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긴장할 것 없어. 앉아. 그냥 연경이라고 불러.” 나는 커피를 그의 책상에 올려놓고 그가 심사하고 있던 자료에 시선을 돌렸다. 성적은 우수한데 집안이 너무 가난하고 아버지에게 장기적으로 가정폭력을 당한 여학생이었다. 심찬욱은 그녀의 서류에 빨간 볼펜으로 아주 상세하게 메모를 적어 놓았다. 최고 금액을 지원해 주고 따로 심리 상담도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이었다. “너 정말 꼼꼼하구나.” 나는 진심으로 칭찬해 주었다. 심찬욱은 멋쩍게 안경을 밀어 올리며 말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오로지 금전 방면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물질적으로 도와주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정신상 지지해 주고 이끌어주면 그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곤경에서 벗어나는 데 더 도움이 될 거야.” 이 말을 듣고 나는 심찬욱을 다른 눈으로 보게 되었다. 나는 과묵하고 말수가 적은 이 남학생이 가장 부드럽고 가장 선량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 그와 얘기를 나누면 마음이 너무 편했다. 박식하지만 잘난 척하지 않고 사리도 밝았다. 그의 몸에는 유진우 같은 사람에게서는 영원히 볼 수 없는 깨끗하고 순수한 기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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