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10화

“주여린.” 신지환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 “집에 불이 났는데 아진이 심하게 다쳐서 중환자실에 있어. 아직 고비를 넘기지 못한 상태야. 오로라 보러 못 갈 것 같아.” 수화기 너머에 정적이 흘렀다. 그것도 잠시, 주여린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지만 원망이 섞여 있었다. “어쩌다 이런 일이... 아진 씨는 괜찮아? 지환아. 나도 막무가내는 아닌데 이번 여행 오랫동안 준비했어. 티케팅도 하고 호텔도 예약했는데... 아진 씨 때문에 약속을 어기면 안 되지...” “주여린.” 신지환이 주여린의 말을 자르며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아진은 지금 생사를 오가고 있어. 오로라는 다음에 보자.” 신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주여린의 대답도 듣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꺼진 화면을 내려다보던 신지환은 고개를 들어 중환자실에 누운 사람을 바라봤다. 순간 마음이 뻥 뚫린 것처럼 너무 시렸다. 주여린의 전화를 먼저 끊고도 미안하거나 불안하지 않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금은 그저 눈앞에 놓인 상황이 피곤 할뿐이다. 신지환은 꼬박 3일 동안 중환자실을 지키며 회사 일도 뒤로 미루고 잠도 자지 않았다. 그저 조각상처럼 같은 자리에 앉아 중환자실을 들락거리는 간호사와 심장 박동을 알려주는 파형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언제 닥칠지 모르는 기적을 애타게 기다렸다. 셋째 날 저녁, 의사는 서아진의 바이털이 안정되고 있으니 일반 병실로 옮겨도 좋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깨어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신지환은 마음이 너무 무거웠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서아진을 직접 VIP 병실로 옮겼다. 침대 맡에 앉아 주사 바늘이 없는 손을 꼭 잡은 신지환이 입을 열었다. “아진아.” 신지환이 입을 열었다. 갈라진 목소리는 지금까지 밤을 새우면서 얼마나 피곤했는지 말해주고 있었다. “얼른 일어나. 응? 내가 잘못했어. 너를 매번 그렇게 두고 가는 게 아니었는데. 매번 주여린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었는데. 매번 너의 감정을 무시하는 게 아니었는데... 눈사태 때도, 차 사고가 났을 때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