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장
이날 밤, 나윤아는 몹시 불안한 잠을 잤다. 꿈속에는 또다시 김준혁이 나타났다.
장면은 이혼 전과 후를 오가며 바뀌었고, 그는 때로 냉정하고 무정했으며, 또 때로는 죄책감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다음 날 아침 알람이 울렸지만 나윤아는 평소처럼 바로 일어나지 않았다.
침대에 누운 채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곧 복잡한 감정들을 머릿속에서 지워냈다.
김준혁이든 조태준이든, 지금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건 돈이었다.
도진우가 처음 서울 북부 개발 프로젝트를 맡긴 건 나윤아를 곤란하게 만들기 위한 계산이었지만, 그녀의 정체가 드러난 뒤로 프로젝트는 자연스레 그녀의 몫이 되었다.
도건우는 방해는커녕 오히려 전력을 다해 협조해야 했다.
물론 나윤아는 원래 능력이 뛰어났다. 요즘은 매일 프로젝트 팀을 챙기며 실행 계획을 직접 감독하고 있었다.
퇴근 무렵, 나윤아는 갑작스레 허기가 밀려왔다. 집에 가서 샌드위치로 대충 때울까, 한나를 불러 저녁을 함께할까 고민하던 찰나, 마침 한나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윤아야, 어제 저녁 어땠어? 김준혁이 또 너 화나게 한 건 아니지?" 한나는 요즘의 나윤아가 더는 쉽게 상처받지 않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김다연만 나타나면 김준혁이 늘 김다연 편을 드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를 화나게 했냐고?" 나윤아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그건 아니야. 준혁 씨가 사과하겠다고 해서 그냥 듣고만 있었어."
"뭐라고? 김준혁 그 자식이 사과를 했다고?" 한나의 과장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난 그 자식이 미안하다는 말 자체를 못할 인간인 줄 알았는데."
"됐어, 그 얘긴 그만하자. 내 프로젝트는 잘 돌아가고 있어. 오늘은 나은이 클럽 ‘클라우드 어보브’에서 보자. 내가 쏠게." 나윤아는 한나가 어제 일을 더 캐묻지 못하게 하려는 듯 급히 말을 돌렸다.
"맹세컨대, 난 정말 널 사랑해!" 한나는 기쁘게 큰 소리로 말했다. "빨리 와. 나 지금 나은이랑 여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