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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그거 너한테 해가 될까 봐 무섭지도 않아?” 나는 떠보듯 물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사람한테는 이롭기만 하고, 공격성은 전혀 없어요. 다만 작은 귀신들한테는 주인이 조종하면...” 룡이는 말하다가 스스로 입을 다물었다. “그러니까 빌려주실 건지만 말씀해 주세요. 저 정말 말만 하다 목이 말라요. 불안하시면 작은 귀신은 이 방에 두면 되고요. 하루에 한 시간만 이 주머니 옆에 두면 돼요. 원하시면 제가 작은 귀신 한 마리도 구해드릴 수 있어요.” 룡이는 끝부분으로 갈수록 조금 조급해 보였다. “그래.” 나는 더 이상 미적거리고 싶지 않았다. 지나치게 박하게 보이는 것도 싫었고, 그 냉혈한처럼 차갑게 굴고 싶지도 않았다. “좋아요! 작은 귀신은 제가 이 서랍에 넣어둘게요. 당신은 그 붉은 주머니만 옆에 넣어두면 돼요. 둘이 붙어 있기만 하면 돼요. 한 시간 뒤에 제가 가져갈게요.” 룡이는 들떠서 거의 뛰다시피 움직였다. 그는 호주머니에서 아주 작은 유리병을 꺼내 조심스레 서랍에 넣었다. 나는 호기심에 안을 들여다봤다. 병 속에는 4, 5센티미터밖에 안 되는 작은 여귀가 있었고, 얼굴은 놀랄 만큼 예뻤다. 붉은 주머니를 서랍에 넣자마자, 병 속 여귀는 황홀경에 빠진 사람처럼 몸을 살짝 띄운 채 누워 입으로 무엇인가를 빨아들이듯 흡입했다. 예전 부잣집 부인들이 아편을 피우던 표정처럼 눈을 감고 완전히 도취된 모습이었다. 그런데 붉은 주머니는 전혀 빛나지 않았다. “왜 빛이 안 나?”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원래는 안 나요. 아까는 제 몸에 있는 작은 귀신을 발견해서 잠깐 알려준 것뿐이에요.” 룡이는 담담하게 설명했다. 설명을 듣자 기분이 묘하게 불편해졌다. 천지 영기가 작은 귀신의 상등 먹이라는데, 나도 지금 그걸 계속 들이마시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래도 나는 조옥정을 믿었다. 그 사람은 나한테 해가 갈 일은 하지 않을 거였다. 잠시 뒤 룡이는 내게 어떤 작은 귀신을 좋아하냐고 묻더니, 하나 선물해주겠다고까지 했다. “너 그거 또 있어?” 나는 무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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