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이게 영패야? 영패 들고 기차를 타는 놈도 있네?”
“재수 없어. 퉤! 정말 재수가 없네!”
세 사람은 욕설을 지껄이면서 내 짐을 뒤지더니, 혹여 깊숙한 곳에 보물이라도 들어있는 줄 알고 조옥정의 영패와 다른 물건들을 꺼냈다.
그들이 영패를 함부로 탁자 위에 올려놓은 걸 본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나는 벌떡 일어나 그들을 향해 버럭 고함쳤다.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제길...”
세 도둑놈은 갑자기 깨어난 나를 보고 놀랐다가 곧 음흉한 눈빛으로 날 노려보았다.
내가 새벽 기차를 났기에 기차에 승객이 별로 없었고 있더라도 대부분은 노약자들이라 우리 쪽을 슬쩍 쳐다보고는 두려운 듯 모른 척했다.
놈들도 그걸 아는지 일어나서 날 향해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야, 너무 긴장하지 마.”
“형들이 요즘 좀 힘들거든. 돈 좀 빌려줘라.”
“그래. 형들 밥값만 좀 챙기자.”
놈들은 말하면서 가까이 다가와 나를 에워쌌다.
나는 그들의 험상궂은 표정을 보고 본능적으로 겁이 났다.
단순한 도둑들이 아닌 것 같았다. 아마 평소에 도둑질을 수없이 해와서 나에게 들켰어도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그중 금발 머리를 한 놈은 주머니에서 접이식 나이프를 꺼내 내 앞에서 계속 휘둘렀다.
“여보, 두려워하지 마요. 저놈들은 당신의 상대가 안 돼요.”
조옥정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그녀는 내 허벅지에 앉으면서 노기 어린 눈빛으로 세 도둑놈을 쏘아보았다.
그러나 도둑놈들은 그녀를 볼 수 없었고 나 혼자만 있는 줄 알았다.
“여보, 제 말 믿고 먼저 저 노랑머리의 턱에 한 방을 날리세요. 절대로 당신을 이길 수 없어요.”
‘그렇게 쉬우면 좋겠어.’
나는 지레 겁을 먹기 시작했다.
지난 18년 동안 황영수는 풍수 술수만 가르쳐줬지 싸우는 법을 별로 가르쳐주지 않았다.
만일 내가 정말 그 노랑머리를 때렸다가 반격이라도 당하면 어쩌지?
그러나 조옥정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내 가슴을 다독이며 설득했다.
“여보, 제 말대로 하세요. 놈들이 당신을 괴롭히면 제가 가만 안 둘 거예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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