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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지금... 뭐 하는 거야?” 내가 갑자기 기차 벽에 염효남을 밀어붙이자 깜짝 놀란 그녀는 두 볼이 새빨개졌다. “오해하지 마, 누군가 우리를 따라오고 있어.” 눈짓을 한 뒤 고개를 돌려 플랫폼 주위를 살펴보았다. 왠지 모르게 음습한 기운이 사방에서 우리에게 밀려오는 것 같았다. 분명 날씨가 아주 맑았지만 갑자기 추위가 느껴졌다. “누... 누구인데? 황원태, 설명 좀 제대로 해봐. 사람이야, 아니면 다른... 그런 거야? 정확히 말해야 어떻게 대처할지 알 수 있잖아...” 음기를 내뿜는 그런 것들에 익숙하지 않은 염효남은 내 말에 꽤 많이 놀란 듯했다. 나는 염효남을 안심시키기 위해 태연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 사람이야. 귀신이 아니야.” 사람이라는 말에 염효남은 마음이 조금 놓이는지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사람이면 무서울 필요가 없잖아. 오면 바로 잡으면 되지.” “사람이 귀신보다 더 무서울 때도 있어.” 나는 재빨리 주위를 둘러본 뒤 염효남의 손을 잡았다. 하얗고 부드러운 염효남의 손은 핸드크림을 바른 것처럼 만질 때마다 부드러운 느낌이 몸속까지 전해지는 듯했다. 바로 그때 조옥정이 내 옆에 나타나 말했다. “여보, 내가 확인해 봤는데 주위에 천사는 없어. 아마도 다른 사람일 거야.” “알았어, 대충 알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인 뒤 염효남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 상대방이 천사가 아니라면 굳이 따질 필요가 없었다. 사람이든 귀신이든, 나와 조옥정이 있으면 쉽게 대처할 수 있었다. 손이 내게 잡힌 염효남은 갑자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두 볼이 발그스레해진 채 나를 따라 역을 떠났다. 역을 떠나면 누군가 따라오는 느낌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염효남을 데리고 역을 나서도 그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 있는 기차역인지라 드나드는 사람도 많았다. 그래서 이런 곳에서 우리를 따라오는 사람을 찾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긴장해 하는 내 모습을 본 염효남은 걱정 가득한 얼굴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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