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화
맞은편 차선에서 빗발치게 염려 퍼지는 경적에 택시 기사는 허둥지둥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어 차를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도사님은 역시 대단하십니다! 점괘 정말 적중했네요!”
택시 기사는 식은땀을 훔치며 말했다. 옆자리에 앉은 염효남은 나를 흘겨보았고 그녀 얼굴에는 여전히 어리둥절함이 가득했다. 조금 전 내가 기사를 일깨우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모두 영혼이나 됐을 거예요.
이 기회를 빌려 나는 미소를 지으며 택시 기사에게 물었다.
“기사님, 평소에도 줄곧 하늘시에서 택시 운전하셨나요? 하늘시는 유명한 유적지가 많기로 소문났던데 혹시 유적지 관련 이야기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이 말을 들은 염효남이 내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눈짓으로 물었다. 나는 별 반응 없이 웃으며 기사의 답변을 기다렸다.
내 질문에 택시 기사의 얼굴이 순간 당황스러워졌다.
“유적지까지는 아니지만 여기 옛날 무덤들이 꽤 많더라고요. 얼마 전 이 도시 서구에서 고대 무덤이 발굴됐는데 수천 명의 시신이 매장되어 있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죠.”
“수천 명이라고요?”
나는 눈을 반짝이며 호기심에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이 매장될 수 있었죠? 설마 만인장인가요?”
“그건 저도 잘 모르겠네요. 제가 들은 소문으로는 그 옛날 무덤은 도술을 베푸는 용도로 쓰였고, 안에 있던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두 제사의 제물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수천 명의 제물이라고요?”
이 말을 듣고 나는 더 궁금해졌다.
“그럼, 기사님은 여기 오래 사시면서 소름 끼치는 일을 목격하시거나 혹은 잡귀 같은 것을 만나신 적 있으신가요?”
“하하하. 그런 건 없었어요. 잡귀는 못 만났지만 당신 같은 도사는 요즘 매일 만나는 것 같네요.”
운전기사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요즘 도사들이 이곳을 자주 찾나 보네요?”
내 물음에 택시 기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엄청 많아요. 도사들은 하나같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만 중얼거리고, 제가 점 좀 봐 달라고 해도 다들 싫어하더라고요. 다들 젊은이처럼 친절하지는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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