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화

“괜찮아, 오늘 밤이면 분명해질 테니까.” 나는 담담하게 창문 밖으로 반쯤 고개를 내밀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원래는 관성법으로 점을 보려고 했는데 한 가지를 간과했다. 현재 도시 전체가 스모그로 가득해서 하늘에 별이 몇 개나 있는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보, 오늘 밤 같은 이런 격국이면 어떤 괘가 나오는 거예요?” 조옥정이 무료한 듯 내게 물었다. 나는 하늘에 겨우 보이는 세 개의 별을 가리키며 말했다. “칠살, 파군, 탐랑. 오늘 밤은 필살지국, 살파랑이야.” “필살지국이요?” 조옥정은 얼굴이 굳어지며 매혹적인 몸을 바로 세우고 반듯하게 앉았다. “그 필살이라는 게... 누가 반드시 죽는다는 뜻이에요?” “글쎄? 누가 알겠어? 그 고독사가 우리를 죽일 수도 있고, 우리가 그 고독사를 죽일 수도 있지. 물론 더 가능성이 높은 건 그 진도율이 고독사에게 죽는 거겠지. 뭐, 이건 다 내가 추측하는 거야. 아무래도 하늘의 별도 잘 안 보이니까.” 나는 창밖의 세 별을 바라보다가, 멀리 높이 걸린 초승달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사실 또 하나의 괘상이 있지만, 그건 조옥정에게 말할 수 없었다. 알면 조옥정이 괜히 걱정할 테니까. “뭐? 너 뭐 하는 거야?” 바로 그때,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있던 염효남이 나를 보고는 반사적으로 다리를 움츠렸다. 그녀의 작은 발은 옥처럼 희고, 발바닥은 복숭앗빛으로 고운 분홍을 머금고 있었다. 마치 연분홍빛 옥지를 얹어놓은 듯했는데 환상적인 각선미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하긴 뭘 하겠어? 당연히 자야지.”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염효남 옆에 누웠다. “어차피 우린 곧 부부가 될 텐데, 미리 부부 생활을 체험해 보는 거지.” 나는 눈을 감았다. 염효남에게서 풍겨오는 은은한 향이 나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염효남은 내 말을 듣자 얼굴이 빨개졌다. “그건... 지금은 안 돼. 나 아직 몸이 다 회복 안 됐어. 만약 우리가 관계를 가지면... 피해를 보는 건 너일 거야.” 이런 말을 하며 염효남은 자기 다리를 끌어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