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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그 말이 들리는 순간, 임서희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실오리 하나가 끊어져 나갔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드론까지 띄워서 사람들 앞에서 류가희에게 12년 동안 숨겨온 사랑을 고백하더니... 이 늦은 밤에 내 집 앞까지 찾아와 날 이렇게 짓밟는다고?’ “박도운! 당신 정말! 윽...”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박도운이 다시 덮쳐왔다. 결혼한 3년 동안, 임서희가 먼저 유혹한 순간은 수도 없이 많았기에 박도운은 그녀를 그 어떤 남자보다 잘 알고 있었다. “안 돼요... 하지 마요...” 그녀의 낮은 애원이 떨어지는 순간조차 돌아온 건 더 거칠고 잔인한 키스뿐이었다. 박도운은 붉게 물든 그녀의 귓불을 물고 숨을 토해내듯 낮게 읊조렸다. “거기 서... 희야... 가지 마...” 박도운이 흐릿하게 ‘희야...’ 라고 부르는 애절한 목소리가 반복해서 들려올 때, 임서희의 눈가가 뜨겁게 젖어갔다. 당연히 류가희를 부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쟁 같은 밤이 지나갔다. 임서희는 박도운이 언제 떠났는지는 알 수 없었다. 눈을 뜨자 바닥에 내던져진 속옷과 찢겨 나간 실크 슬립만이 남아 있었다. 난장판이 된 방, 그리고 머릿속에 계속 되새겨지는 장면에 구역질이 났다. ‘밤새도록 나를 류가희로 착각한 채... 씻을 수 없는 모욕을 줬어.’ 임서희는 주먹을 움켜쥐었고 입술에는 씁쓸한 미소가 걸렸다. “박도운... 오늘이 지나면 나는 너 때문에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거야. 단 일 초도...” 휴대폰에 허준혁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서희야, 어제 잠은 잘 잤어? 연구소 쪽은 이미 준비됐어. 언제든 수술 시작할 수 있어.] 임서희는 묵직한 통증을 견디며 답장을 보냈다. [응, 금방 갈게.] 그녀는 대충 옷을 입고 밖으로 나와 택시에 올랐다. “도하시 국가 첨단연구센터로 가주세요.” 말을 끝내자마자, 새벽 내내 시달렸던 몸을 좌석에 기대며 잠에 빠져들려는 순간 차 문이 밖에서 거칠게 열렸다.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임서희야?” 임서희는 상대의 얼굴을 확인할 틈도 없이 검은색 포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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