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화
류가희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시선을 피했다.
“도운 씨... 사실 기억이 좀 흐릿해서요...”
박도운의 눈에 잠시 의심이 스쳤지만 더 묻지는 않았다. 대신 단호하게 화제를 돌리며 차갑게 말했다.
“이신영 씨, 가희랑 골프장에 가도록 해. 나는 일정이 있어서 못가.”
임서희는 가볍게 눈살을 찌푸렸다. 속에서 묵직한 불만이 치밀어 올랐지만 일단 고개를 숙였다.
“네, 박 대표님.”
곧바로 박이윤이 소리쳤다.
“아빠! 그러면 저는요?”
박도운은 아들을 한 번 노려보며 딱 잘라 말했다.
“너는 태권도 학원에 가야지.”
...
잠시 후, 임서희는 류가희와 함께 골프장에 도착했다.
파라솔 그늘에는 온몸을 보석으로 치장한 부유한 여성이 느긋하게 앉아 있었고 그 옆에는 털이 빽빽하고 덩치가 어마어마한 티베탄 마스티프 한 마리가 엎드려 있었다.
류가희는 태연한 얼굴로 스윙했다. 하얀 골프공은 활처럼 날아가더니, 정확하게 티베탄 마스티프의 굵은 앞발 근처에 떨어졌다.
그 순간, 티베탄 마스티프는 영역 본능이 자극된 듯 온몸을 들썩였다.
임서희가 곧바로 경고했다.
“류가희 씨, 저건 성체 티베탄 마스티프예요. 한 번 잘못 물리면 그대로 끝입니다. 머리든 목이든 순식간이에요.”
그러나 류가희는 어깨를 으쓱하며 비웃음만 흘렸다.
“제 옆엔 경호원인 이신영 씨가 있잖아요? 제가 뭐가 무서워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녀는 또다시 힘껏 채를 휘둘렀다.
이번에도 골프공은 티베탄 마스티프 앞에 떨어졌다.
류가희가 연달아 두 번 도발하자, 마스티프는 완전히 흥분했다.
거대한 몸을 번쩍 일으키더니, 낮게 으르렁거리며 이쪽을 향해 다가왔다.
그러나 주인은 힐끔 한 번 볼 뿐 말릴 생각은 전혀 없어 보였다.
오히려 파라솔 아래에서 와인잔을 기울이며 느긋하게 웃고 있을 뿐이었다.
거대한 그림자가 발밑을 뒤덮어 오자, 임서희는 단호하게 말했다.
“류가희 씨, 지금 바로 뒤로 물러나세요. 안전거리를...”
“하!”
류가희는 그녀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았다. 들고 있던 골프채를 그대로 뒤로 휘둘러 마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