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박도운의 귓가에는 ‘윙’ 하는 소리만 맴돌았다.
세상이 단 한 순간 멈춘 듯 고요했고 오직 방금 임서희가 토해낸 절규 ‘박도운! 위험해!’ 그 한마디만이 번개처럼 뇌리를 끝없이 때렸다.
‘경호원 따위가 감히 내 이름을 불러?’
박도운은 바닥을 짚고 벌떡 일어나 단숨에 임서희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를 두 팔로 안아 들어 올렸다.
그는 숨이 멎는 듯한 기시감을 느꼈다. 품에 안긴 그녀는 말이 안 될 만큼 가벼웠다. 옷은 피로 흠뻑 젖어 있었으며 얼굴은 거친 문신, 흉터, 검게 번진 반점들로 뒤덮여 있었다.
전혀 낯익지 않은 얼굴이지만 그녀의 체온, 호흡 등 설명할 수 없는 익숙함이 목을 조였다.
멀리서 들리던 구급차 사이렌이 어느새 눈앞까지 다가왔다.
박도운이 임서희를 안고 구급차로 향하려는데 류가희가 다급히 달려와 그의 팔을 붙잡았다.
“도운 씨, 이신영은 그냥 경호원일 뿐이에요. 굳이 직접...”
박도운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
십여 년 동안 ‘꼬맹이’라고 불러온 류가희, 다음 달이면 아내가 될 여자가 낯설 만큼 이기적이고 경솔하게 느껴졌다.
‘내가 이렇게 만들었나?’
“가희야, 넌 혼자 집에 가. 별장에 도착하면 문자 보내.”
짧고 단단한 명령이었다. 류가희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새하얗게 질렸다.
박도운은 그녀를 더 보지 않았다. 대신 멀리 유원 그룹 안주인을 향해 서늘하게 시선을 옮겼다.
“유원 그룹 사모님, 아쉽게도 오늘 저를 죽이지 못하셨네요? 내일의 해가 뜨면... 유원 그룹은 세상에서 사라질 겁니다.”
유원 그룹 안주인은 다리가 풀려 주저앉았다.
박도운은 어떤 망설임도 없이 임서희를 구급차에 실었다.
...
수술실 앞, 차가운 병원 복도.
박도운은 벽에 등을 기대선 채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왜... 경호원 한 명 때문에 이 난리야? 왜 이렇게... 마음이 힘든 거지?’
그 자신도 알 수 없었다.
그때 엘리베이터 문이 ‘딩’ 하고 열렸다.
희미한 조명 아래 허준혁이 걸어 나왔다.
임서희가 총을 맞는 순간에 연구소로 데이터가 전송됐고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