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휴대폰을 쥔 류가희의 손에 힘이 꽉 들어갔다.
‘그래서 이윤이가 약물을 얼굴에 퍼부어도 피하지 않았던 거구나. 그 여자에게는 계획이 있었어! 도운 씨를 붙잡아두려고 일부러 얼굴 치료까지 핑계대는 거 보면... 설마 본모습에 뭔가 있는 건가?’
“이신영 씨를 계속 지켜봐요. 조금이라도 이상한 거 있으면 바로 보고하고요!”
“네, 사모님.”
전화를 끊은 도우미는 대야에 뜨거운 물을 담고 이신영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도우미의 눈빛에 미묘한 혐오가 깔려 있었다.
‘경호원 주제에 박씨 가문의 안주인인 것처럼 나를 부려먹으러 들어?’
도우미는 씩씩대며 뜨거운 물을 침대 옆에 두었지만 화를 표출할 용기는 없었다. 왜냐하면 지금 박도운이 창가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의사 송현수는 뜨거운 물로 조심스럽게 임서희의 얼굴을 깨끗이 닦아내고 약가루를 고르게 펴 바른 뒤 그녀의 얼굴과 목을 전부 거즈로 덮어 눈, 코, 입, 귀만 남겨두었다.
그렇다고 통화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또 다친 거야?”
휴대폰 스피커를 통해 들려온 허준혁의 걱정 섞인 목소리는 창가에 선 박도운의 귀에도 고스란히 들어왔다. 박도운은 헛웃음이 튀어나왔고 담배를 깊게 빨아들였다.
임서희는 담담하게 말했다.
“전 괜찮아요. 다치긴 했지만 박 대표님이 의사 선생님을 불러서 치료도 해주시고 덤으로 제 얼굴에 있던 흉터들도 같이 치료해 주신대요.”
허준혁은 그녀의 말투를 듣고 바로 눈치챘다. 박도운이 가까이 있다는 걸.
그래서 그도 신중하게 말했다.
“그럼 당분간 푹 쉬어.”
그리고 잠시 뜸 들인 뒤 덧붙였다.
“맞다, 너 휴가 가고 싶다고 했잖아? 마침 나 최근에 하고 있던 작업이 거의 끝났어. 5월 19일부터 내가 휴가 낼 테니까 같이 여행 가자.”
그 말에 임서희는 눈을 반짝였다.
그 말 속에 두 가지 중요한 정보가 숨어 있었다. 슈퍼칩의 융합이 완성됐고 데이터 전송률도 이미 59%까지 진행됐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기뻐하며 대답했다.
“그래요. 그날만 기다릴게요.”
임서희가 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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