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화 그녀의 빈자리
다음 날 아침, 서아린은 열이 내렸지만 편도선이 낫지 않아서 계속 링거를 맞았다. 이른 시간에 깨어난 서연오는 죽을 끓여 가지고 왔다.
서아린이 감기에 걸린 지 두 날밖에 안 되었지만 얼굴이 수척해졌다.
피부가 하얘서 손등의 핏줄이 선명하게 보였고 힘없이 침대맡에 기대앉은 모습이 아주 불쌍했다.
서연오는 그녀를 보면 볼수록 마음이 아파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면서 부드럽게 말했다.
“죽을 먹고 푹 쉬어. 오후에 기운을 차리면 나가서 산책하자.”
길고 따뜻한 손가락이 살결을 스치자 그녀의 몸이 움찔거렸다. 서아린은 죽을 한 입 먹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회사에 가지 않으면 아빠가 걱정할 거야.”
고열에 시달려서 의식이 흐릿했지만 서연오가 계속 그녀의 옆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출입문이 열리는 소리가 날 때면 비서가 서류를 가져왔을 거라고 생각했다.
서연오는 티슈로 그녀의 입을 닦아주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버지께 며칠 뒤에 간다고 말했어. 네 상황을 알고 계시니까 괜찮을 거야.”
서아린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회사에 가서 뭐라도 도와주려 했지만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민폐를 끼치고 말았다.
약을 먹은 뒤, 그녀는 곧바로 잠에 들었다.
서연오는 약효 때문에 깊게 잠든 그녀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아래층으로 내려가려 했다.
이때 침대맡에 놓인 휴대폰이 울려서 확인해 보니 발신자는 다름 아닌 주민우였다.
서연오가 전화를 끊은 후에 문자가 연속 몇 개 떴다. 서아린이 비밀번호를 설정해 두어서 무슨 내용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서연오는 몇 번 시도하다가 휴대폰을 들고 내려가서 컴퓨터에 연결했다. 쥐 죽은 듯 조용한 집 안에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서아린이 잠든 사이에 그는 비밀번호를 알아냈고 휴대폰 안의 모든 자료와 문자를 훑어보았다.
서연오는 그녀가 어디에 갔는지 수시로 확인하려고 위치 추적 앱을 설치했다.
한편, 손혜원이 인천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주민우는 집으로 돌아왔다. 안방으로 들어가 옷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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