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3화
‘석 달 전이라니...’
서아라는 요즘 줄곧 이혼 문제로 차건우와 대립하면서 거의 그와 거리를 두고 살았다. 하지만 정확히 석 달 전이라면 분명 그날 두 사람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차건우의 검은 눈동자가 얼음처럼 굳어졌다. 그 안에서 날카롭고 차가운 빛이 번쩍이며 하지민을 압박했다. 하지민은 그 서늘한 기세에 눌려, 무의식적으로 숨을 죽이고 목소리마저 낮아졌다.
차건우는 지체하지 않고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며칠 전 서아라가 병원에서 무슨 진료를 받았는지 전부 확인해. 사소한 것 하나까지 빠짐없이 보고해.”
통화를 끊은 차건우의 시선이 곧장 하지민에게 향했다.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진 얼굴에는 차갑고 위협적인 기운이 번져 있었다.
“하지민, 네가 날 속이지 않았길 바란다.”
...
서아라는 결국 무리하다 병원에 실려 간 뒤로야, 제 몸을 더 이상 혹사하면 안 된다는 걸 뼈저리게 깨달았다.
며칠간 집에서 휴식을 취했고 다시 출근한 후에도 철저히 정시 퇴근을 지켰다. 예전처럼 야근으로 자신을 갉아먹는 짓은 더 이상 하지 않았다.
차건우가 출장으로 집을 비운 덕분에 서아라는 오히려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평소에는 체면상 한방을 쓰긴 했지만 같은 침대를 쓰는 일은 없었다. 결국 차건우가 소파로 옮겨가면서 침대는 온전히 서아라의 차지가 되었다.
그날 저녁, 서아라는 식사를 마치고 폭신한 침대에 누웠다. 눈을 감자마자 깊은 피로가 몰려왔지만 동시에 가슴 한쪽이 놓이는 듯 편안해졌다. 큰 프로젝트가 마무리된 덕분에 당분간은 숨 돌릴 여유가 생긴 것이다.
언론도 더는 두 사람의 불화설을 떠들지 않았다. 아마도 ‘쇼윈도 부부’ 같은 연기가 제법 효과를 본 모양이었다.
달력을 들여다보니 약속된 기한까지는 이제 고작 한 달 남짓. 바쁘게 보내다 보니 시간이 훌쩍 흘러 있었다. 출장 중인 차건우 덕분에 그 흐름은 더 빨라졌다.
‘이대로라면 곧 자유야. 거기에 200억 자금까지 손에 들어오겠지....’
서아라의 입가에 오랜만에 여유로운 미소가 번졌다.
하지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