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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서아라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눈빛을 눌러 감추고는 미소를 지었다. “정말 의외네요. 서아라 씨 매력이 그렇게 크다니. 고서준 씨랑 안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그렇게 친해지신 거예요?” 그 순간, 옆에 있던 차건우의 공기가 확연히 차갑게 가라앉았다. 하지민은 알아채지 못한 듯, 입꼬리에 희미한 웃음을 그렸다. ... 식사가 끝난 뒤, 두 사람은 각자 길을 나섰다. 고서준은 서아라가 아직 이혼하지 않은 상황에서 괜한 소문이라도 나면 곤란하다는 걸 알았기에 일부러 배웅까지는 하지 않았다. 다음 날, 고서준이 소개해 준 변호사 오지우가 직접 서아라를 찾아왔다. 서아라는 자신과 차건우 사이에 작성된 협의서를 꺼내 오지우에게 건넸다. 오지우는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이 협의서는 어디까지나 원만한 합의를 전제로 한 겁니다. 만약 소송으로 가시면 차건우 쪽에서 이 허점을 물고 늘어질 수 있어요. 그러면 재산 분할은커녕, 한 푼도 못 받을 수 있습니다.” 서아라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동안 차건우와 함께 언론 앞에서 가식적인 부부 행세를 하고 하지민이 일부러 자신을 해친 일조차 눈감아 주며 억울한 오해와 악성 댓글을 감당했는데 결국 이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단 말인가. 서아라는 가슴이 막혀 숨이 턱 막혔다. 혹시 차건우는 처음부터 자신이 아이를 잃은 사실을 알고 있었던 걸까? 그래서 지금 이 타이밍에 약점을 들춰내며 보상금조차 주지 않으려는 건가? 그렇다면 모든 게 설명됐다. 하지민 쪽을 아무리 조사해도 흔적이 나오지 않았던 이유도. 처음부터 모든 판을 짠 건 차건우였으니까. 오지우는 조심스레 덧붙였다. “재산 분할을 원하신다면 결국 차 대표님과 협상해서 합의 이혼을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소송으로 가시면... 결과는 뻔합니다.” 서아라는 눈을 감았다가 뜨며 낮게 말했다. “소송 준비해 주세요.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시고요.” 200억이라는 돈은 분명 크지만 그것 때문에 차건우와 더 얽혀 살 필요는 없었다. 그깟 돈, 없어도 된다. 어차피 앞으로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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