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4화
며칠 전 서아라가 던졌던 말과 이혼을 망설이는 듯한 차건우의 태도가 겹쳐 떠올랐다. 하지민의 가슴은 설명할 수 없는 불안으로 서서히 물들어갔다.
그가 단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혼을 미루는 것이라면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조금 전 그가 서아라에게 직접 음식을 챙겨주던 모습만 보아도 그녀를 그렇게 미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하지민은 조심스레 차건우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마침 건우랑 확인할 일이 있어서요. 서아라 씨, 혹시 불편하다면 미안해요.”
서아라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건우 친구인데 무슨 예의예요. 하지민 씨, 뭐라도 더 시켜 드릴까요?”
“괜찮아요. 방금도 많이 먹었거든요.”
하지민은 고개를 저었다.
겉으로 보기엔 세 사람은 마치 오래된 친구들처럼 화기애애해 보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가 본다면 그들 사이가 꽤 돈독하다 생각했을 것이다.
잠시 후 서빙 직원이 음식을 내왔다.
두 사람이 먹기엔 과할 만큼 많았다. 서아라는 젓가락을 들어 이것저것 골라 담아 차건우의 접시에 놓기 시작했다.
“이건 다 혼자선 못 먹겠어. 건우야, 좀 도와줘.”
그러나 차건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접시에 쌓여 가는 음식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가 좀처럼 손을 대지 않자 서아라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더니 낮게 말했다.
“왜 안 먹어? 설마... 내가 직접 먹여줘야 해?”
그녀는 망설임 없이 젓가락을 들어 음식을 그의 입가로 내밀었다.
차건우는 눈앞에 다가온 젓가락을 잠시 바라보다가 아무 말 없이 있었다.
“건우야, 나 팔 아프다니까.”
서아라의 목소리에는 짙은 불만이 묻어 있었다.
그제야 차건우는 눈길을 들어 그녀를 잠시 보더니 마침내 입을 열어 음식을 삼켰다.
하지민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그는 결벽에 가까울 만큼 깔끔을 따지는 사람이었다. 누군가 음식을 집어줄 때도 반드시 공용 젓가락을 써야 했고 모양새가 조금만 흐트러져도 손도 대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서아라가 자기 젓가락으로 집어 넣은 음식, 심지어 한입 베어 문 흔적까지 남은 음식조차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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