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정윤혁은 원래 연회장에서 서아라의 정체를 공개하려고 했다. 서아라가 어떤 여자인지, 그녀를 얕잡아보는 사람들의 뺨을 후려치는 날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 계획을 실행하기도 전에 서아라는 물에 빠지고 말았다.
서아라는 잠시 눈빛을 가라앉힌 채 조용히 말했다.
“차건우한테는 아직 말하지 마. 그리고 이명희 쪽도 마찬가지야.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되면 아마 날 쉽게 놔주진 않을 거야. 이혼도 어려워질 테고.”
서아라는 차건우와 3년을 결혼한 사이였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라 지분 때문이었다.
“그 사람도 처음부터 사랑해서 결혼한 건 아니었어. 그러니까 굳이 이 이야기를 꺼내서 일이 더 복잡해질 필요는 없지.”
정윤혁은 얼마 전 들었던 소문이 떠올랐다. 차건우와 이혼도 안 했는데 이명희는 곧 차씨 집안이 정씨 집안과 혼사를 맺을 거라고 여기저기 떠벌리고 다녔다.
정윤혁은 저도 모르게 씁쓸한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이명희가 서아라가 누구인지 알게 된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서아라를 붙잡아둘지도 몰랐다.
“근데 아라야, 요즘 너에 대한 소문이 좋지 않아. 돈 보고 결혼했다는 말도 많고. 네 정체를 밝히지 않으면 그런 말 계속 들을 수도 있어.”
서아라는 연회장, 수영장에서 자신을 비웃던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사람들이 내 정체를 안다고 해서 진심으로 나를 존중할까? 그저 눈치 보고 태도 바꾸겠지. 진심도 의미도 없잖아. 내가 정씨 집안 딸이 아니었어도 그런 취급을 받지 않도록 만들 거야. 난... 내 힘으로 입 다물게 할 거야.”
정윤혁은 그녀의 고집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며칠이 지나고 서아라는 조금씩 몸을 회복해 갔다. 차건우는 매일 같이 병실을 찾았다.
그게 죄책감 때문인지, 아니면 담당 의사에게 혼나서 체면이 상한 탓인지는 알 수 없었다.
어느 날, 서아라가 책을 보고 있을 때 병실 문이 열렸고 하지민과 윤수아가 들어섰다.
“아라 씨, 몸은 좀 괜찮아요?”
하지민이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건우 씨가 당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