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8화
서아라는 본래 차건우가 충분히 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싶었다.
그러나 침실로 발을 들이는 순간 남자는 마치 봉인 해제된 야수처럼 숨겨둔 본능을 드러냈다.
이런 일에서 차건우는 그녀의 거부를 절대 용납하지 않았다.
서아라는 가끔 어처구니없는 착각에 사로잡히곤 했다.
정작 자신은 이 남자를 한 번도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없다는 착각.
차갑고 냉정해 보이는 얼굴 속에는 누구도 알지 못하는 독점과 집착이 숨을 쉬고 있었다.
특히 지금처럼 그가 내민 조건을 받아들인 이상 그녀에게는 물러설 길이 없었다.
모든 것이 끝났을 때 서아라는 힘이 빠진 몸으로 침대에 쓰러졌다.
그녀의 지친 모습에 차건우는 잠시 눈을 내리깐 뒤 조심스럽게 그녀를 안아 올렸다.
“내가 씻겨줄게. 응?”
희미한 목소리로 대답을 남긴 서아라는 이미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그녀를 품에 안아 욕실에서 나왔을 때 서아라는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노란 조명 아래 고요히 잠든 얼굴은 세상 어떤 풍경보다도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순간, 차건우의 뇌리에 오래된 기억 하나가 선명히 스쳐 갔다.
결혼 초 그녀는 언제나 그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
아무리 늦게 집에 들어와도 소파에 몸을 기댄 채 이렇게 잠들어 있곤 했다.
그는 언젠가 그녀에게 굳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었다.
그러자 서아라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네가 돌아왔을 때 텅 빈 어둠만이 맞이한다면... 너무 쓸쓸하잖아.”
아이를 잃기 전까지 그녀는 매일 밤 집 안의 불을 켜두었다.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던 사소한 일들이 지금은 도리어 뚜렷하게 가슴을 파고들었다.
차건우는 잠든 여인을 품에 꼭 끌어안고 서서히 눈을 감았다.
대진 그룹에 위기가 닥치자 서아라는 당분간 출근을 멈추게 되었다.
자연스레 시간이 남아돌면서 그녀는 종종 차건우의 회사로 도시락을 가져다주곤 했다.
그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태성 그룹 건물 앞에 발을 내딛자마자 수많은 기자가 파도처럼 몰려들었다.
돌발 상황이었지만 서아라는 눈빛 하나 흔들리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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