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9화

얼마 전, 임씨 가문의 장남 임유성이 괜히 차건우의 심기를 거슬렀다가 참혹한 대가를 치렀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리고 그 여파는 순식간에 가문 전체를 삼켜 이름 높던 임씨 가문마저 하루아침에 몰락했다는 이야기가 세간의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었다. 잠시 정적이 흐른 기자석. 그 속에서 서아라는 홀로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차건우의 아내.’ 그 이름 석자는 그녀에게 많은 편의와 이익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그로 인해 주어진 이 고요함은 결국 폭풍 전의 짧은 적막일 뿐이었다. 어디선가 한 기자가 다시 날 선 목소리를 내질렀다. “서아라씨, 당신의 그 경솔한 행보를 차 대표님도 알고 계신가요? 혹은 이미 두 분의 사이는 남보다 못한 지경이라 그동안의 다정한 모습이 단지 보여주기용이었던 겁니까?”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또 다른 기자가 이어 붙였다. “듣자 하니 두 분의 혼인은 철저한 정략결혼이라던데요. 그런데 최근 대진 그룹의 몰락으로 오히려 차 대표님의 그룹에 짐만 되고 있다고 합니다. 결국 이 결혼 이미 끝이 난 게 아닙니까?” 억측과 추측이 난무했지만 서아라의 얼굴에는 단 한 줄의 흔들림도 없었다. 다만 방금의 말 한마디가 묘하게도 그녀의 가슴속 깊은 곳을 건드렸다. 짐이 된다. 그 한 단어가 칼날처럼 파고들어 심장을 서늘하게 스쳤다. 서아라는 늘 상상했었다.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는 날 찬란한 조명 아래 화려하게 등장하리라. 그러나 현실은 잔혹했고 지금의 무대는 수많은 플래시와 조롱 속에서 가장 초라한 무대가 되어버렸다. 심신이 지쳐 있던 그녀는 끝내 숨을 고르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길을 좀 비켜 주시죠. 지금은 답변드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기자들은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지금처럼 회피하는 게 곧 떳떳하지 못하다는 증거 아닙니까? 유부녀가 다른 남자와 얽힌다니 부끄럽지도 않으세요? ‘염치’라는 단어 아시긴 하십니까?” 또 다른 기자가 기세를 몰아붙였다. “서씨 가문이 몰락한 것도 당신 오빠가 남의 약혼녀를 빼앗았기 때문이라던데 사실입니까? 게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