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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지금도 아라 씨는 네 아내잖아. 솔직히 일이 이렇게 커지는 건 서로한테 좋을 게 없어. 아라 씨가 수아한테 사과하면 내가 수아를 잘 달래볼 수도 있는데. 네 생각은 어때?” 차건우는 한참을 침묵하다 낮게 대답했다. “아라는 사과 안 할 거야.” 최근 서아라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행동을 하는 건지 아직 명확히 알진 못했지만 지금까지 부딪혀온 수많은 순간을 떠올리면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걸 차건우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민은 속내를 감추려 애쓰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이제 너도 방법이 없는 거야?” “지민아.” 차건우의 깊고 어두운 눈동자가 하지민에게로 향했다. “수아가 아라를 물에 밀어 넣고 나서 제대로 사과한 적 있어?” 하지민은 숨이 턱 막히더니 아무 말도 못 했다. 차건우는 여전히 차분한 목소리였다. 그 어떤 감정도 쉽게 드러내지 않았다. “수아가 한 일은 명백해. 증거도 다 갖춰져 있는데 네가 사정하니까 한 번 봐줬을 뿐이야. 하지만 아라 입장에서 생각해 봐. 수아는 자신을 죽일 뻔했던 사람이야. 넌 그런 사람한테 사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해?” 하지민은 문득 차건우의 태도에서 전에 없던 미묘한 변화를 감지했다. 왠지 모르게 그가 이제는 서아라 쪽에 더 마음이 기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민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아라 씨가 수아한테 한 짓은 너무 심하지 않았어?” 차건우는 그녀의 말을 단칼에 잘랐다. “그건 전부 수아가 자기 입으로 한 얘기야. 너도, 나도, 그 현장에 있었던 건 아니잖아. 그리고...” 그는 하지민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감옥에 안 보낸 것만으로도 내가 얼마나 참은 건지 알겠지. 지민아, 네 친구가 아무리 중요해도 내가 왜 우리 집안 얼굴에 먹칠하면서까지 상관도 없는 사람 편을 들어야 해?” 하지민은 곧바로 그의 뜻을 알아챘다. 서아라와 자신 사이에서라면 차건우는 언제나 그녀의 편에 설 것이다. 하지만 윤수아와 서아라 두 사람의 문제라면 그는 굳이 윤수아의 편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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