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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주변에서 쏟아지는 시선이 바늘처럼 서아라를 찔렀다. 그 시선 하나하나가 따갑고, 또 아팠다. 사실 서아라는 이제 차건우에게 아무런 기대도 없었다. 언젠가부터 그가 어떻게 나오든, 더 이상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거라 믿었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 얼굴에 번진 비웃음과 남 일 보듯 하는 냉정한 눈길을 마주하니 서아라의 마음은 얼음장 같은 물에 잠긴 것처럼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그녀는 차건우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나는 절대 사과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방금 나한테 한 행동에 대해서는 꼭 사과를 받아야겠어.” 예전의 서아라였다면 사과하라는 차건우의 말에 무조건 따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더는 그런 모욕을 참고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순간, 주변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서아라가 정말 제정신인가 싶다는 듯 수군거렸다. 하지민이 걱정하는 척하며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아라 씨가 사람을 때리신 건 사실이니까요. 사과 한마디면 해결될 일 같아요. 건우도 아라 씨를 위해서 그러는 거고요... 그리고 유경 그룹이랑 태성 그룹은 서로 중요한 사업 파트너잖아요. 이 일이 더 커지면 어느 쪽에도 좋을 게 없을 거예요.” 조금 전, 하지민은 사실 모든 상황을 똑똑히 지켜봤었다. 임유성이 서아라에게 의도적으로 술을 쏟으며 선을 넘는 행동을 하려던 순간까지 말이다. 서아라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하지민을 바라보았다. 그 시선을 느낀 하지민은 서아라를 도발하듯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서아라는 그 미소가 의미하는 바를 단번에 알아차렸다. 주변 사람들이야 진실을 모르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남편마저도 자기 편이 되어주지 않고, 오히려 가해자에게 사과하라고 하니 서아라의 마음은 더 식어갔다. 하지민은 여전히 가식적인 태도로 일부러 분위기를 부추겼다. “아라 씨, 사람은 누구나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술 한 잔 쏟은 걸로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악!”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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