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화
“이 일은 결국 내 잘못이야. 내가 책임질게... 건우야, 걱정하지 마. 태성 그룹에 절대 피해 가는 일 없게 할게.”
하지민은 단호한 표정으로 말을 마치고는 곧장 나가려 했다.
차건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어디 가는데?”
“주성진 씨를 만나러.”
하지민의 두 눈에서 눈물이 쉼 없이 흘러내렸지만 얼굴엔 마치 죽을 각오라도 한 듯한 결연함이 어렸다.
“무릎을 꿇든, 머슴살이를 하든, 그분들이 용서만 해준다면 뭐든지 할 거야. 내 목숨을 달라고 해도... 기꺼이 줄 수 있어.”
서아라는 그 연기에 박수를 쳐주고 싶을 지경이었다.
태성 그룹과 주원 그룹, 두 글로벌 대기업의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서아라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애인 하나 지키겠다고 다 집어던지다니 결과는 얻은 건 하나도 없고 잃은 건 잔뜩이었다.
주원 그룹은 이미지 손상에 주가가 폭락했고 태성 그룹도 같이 타격을 입었다. 그리고 결국 주원 그룹과의 관계까지 틀어졌다.
서아라는 하지민이 차건우와 결혼하게 된다면 태성 그룹을 송두리째 말아먹는 것도 시간문제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때 ‘목숨을 바치겠다’는 하지민의 말이 차건우의 심금을 건드린 듯했다.
그의 표정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이 일은 네가 나설 필요 없어. 내가 정리할게.”
“하지만...”
“내 목숨은 네가 구한 거야. 네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지금의 태성도 없었어.”
차건우의 말은 담담했지만 무게가 있었다.
“지민아, 앞으로 윤수아랑은 좀 거리를 둬.”
하지민이 뭔가 더 말하려 했지만 차건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제 푹 쉬어. 난 이만 가볼게.”
하지민은 자신이 사고를 쳤다는 걸 아는지 더는 붙잡지 못하고 대신 서아라를 향해 민망한 듯 웃어 보였다.
“아라 씨, 죄송해요. 제가 또 건우한테 민폐를 끼쳤네요.”
그러나 그 미소엔 묘한 도발과 우월감이 섞여 있었다. 그도 그럴 게 하지민의 몇 방울 눈물과 몇 마디 말이면 차건우의 용서를 얻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그게 바로 하지민이 그토록 당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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