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화
사실 회의가 있어도 대부분의 직원들은 바빠서 회의 시작 30분 전에 도착하면 빠른 편에 속했다. 보통은 10분 전쯤 도착하는 경우가 많았고 한 시간 반이나 먼저 와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서아라는 그 말을 듣고 김다정을 힐긋 바라보았다.
김다정은 시큰둥한 얼굴로 설명했다.
“지난번에 정 대표님께서 오시는 길에 차가 너무 막혀서 결국 회의에 늦으셨거든요. 그 일로 상대방이 굉장히 불쾌해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게 미리 온 거예요.”
말을 마친 김다정은 옆에 있는 직원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살짝 수줍은 듯한 미소를 지었다.
“혹시 차 대표님 계세요? 회의 전에 검토받아야 할 기획안이 있어서요.”
직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대표님은 지금 사무실에 계세요.”
김다정의 눈빛이 순간 부드러워졌다.
“그럼 바로 다녀올게요.”
그녀는 서둘러 회의실을 나섰고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서아라는 문득 고민에 빠졌다. ‘비서를 새로 뽑아야 하나? 이건 뭐, 일 핑계 대고 짝사랑하는 사람 얼굴 보겠다고 미리 온 거잖아.’
이미 와버린 이상 서아라는 어쩔 수 없이 혼자 회의실에 남아 기다리기로 했다.
서류를 손에 쥔 채 무심코 넘기던 그녀는 점점 집중력을 잃어갔고 마음 한편으론 이 회의도,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자신도 못마땅하게 여겨졌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땐 왜 그리 늦게야 정신을 차렸는지 결국 태성 그룹에 이런 어마어마한 이득을 가져다주고 말았다.
며칠간 이어진 야근 때문인지 조용한 회의실에 앉아 있던 서아라는 점점 눈꺼풀이 무거워져 결국 의자에 기대 깜빡 잠들고 말았다.
얼마나 잤을까. 누군가 문을 여는 소리에 서아라는 눈을 떴다. 김다정이 돌아온 줄 알고 입을 열려던 순간 냉랭한 목소리가 날카롭게 귀를 찔렀다.
“서아라 씨가 왜 여기 있는 거죠?”
그녀의 태도는 무례하기 짝이 없었다.
“누가 여기 오라고 했어요? 여긴 업무 공간이에요. 대표님이 분명 경고했을 텐데요. 지금 당장 나가주세요. 여긴 연애하러 오는 곳이 아니니까!”
서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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