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황민재가 사무실 문을 열어주자 차건우는 서아라를 안은 채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 서아라를 소파에 조심스레 내려놓은 뒤 그는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지금 당장 내 사무실로 와.”
말을 마친 차건우는 전화를 끊었다.
서아라는 그를 흘끔 바라보았다. 잘생긴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고, 꾹 다문 입술과 싸늘한 눈빛만 봐도 기분이 얼마나 나쁜지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기분이 나빠야 할 사람이 과연 누구일까?
서아라가 오늘 겪은 이 모든 일은 애초에 다 차건우 때문이었다.
“미안해.”
차건우의 낮고 무거운 목소리가 사무실 안에 울려 퍼졌다.
“박 비서가 너한테 그렇게 무례하게 굴었을 줄은 정말 몰랐어.”
서아라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 미소엔 분명 조롱이 섞여 있었다.
“뭐, 그렇겠지. 네가 몰랐던 일은 한두 가지가 아니니까. 너희 할머니가 날 얼마나 곤란하게 했는지, 가정부들이 날 어떻게 무시했는지, 임유성이 날 어떻게 모욕했는지도 전혀 몰랐겠지. 그리고 네 비서가 죄인 몰아내듯 날 쫓아낸 것도 당연히 몰랐을 거고.”
서아라는 차건우를 똑바로 바라보며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네 눈엔 항상 내가 하지민이 싫어서 괜히 트집 잡는 사람처럼 보였을 거고 이유도 없이 감정적으로 구는 사람처럼 보였겠지.”
하지만 진짜 괴롭힘이 차건우의 눈앞에서 벌어질 리는 없었다.
이명희도, 임유성도, 박연지도 셋 다 하나같이 차건우가 모르는 틈을 타 서아라를 향해 날을 세웠다.
차건우가 그 사실을 몰랐던 건, 애초에 알고 싶어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말없이 서아라를 바라보다가 눈빛이 어두워졌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의약품 가방을 든 건장한 남자가 바삐 문을 열고 들어왔다.
“대표님, 갑자기 왜 이렇게 급하게 부르셨어요? 또 어디 다치셨어요?”
서아라는 그 남자를 본 순간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그의 이름은 강시후였고 차건우의 비서 중 한 사람이었다.
박연지와도 사이가 제법 좋아 보였고 예전에 회의 때 몇 번 마주친 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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