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끊긴 휴대폰을 내려다보던 서아라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개인 비서인 김다정조차 이런 태도를 보일 정도니, 정체를 숨긴 채 대진 그룹 지사를 이끌어가는 일이 얼마나 험난할지, 서아라는 새삼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참으로 냉정하고도 현실적인 세상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회의실 복도로 향하던 서아라는 맞은편에서 기세등등하게 걸어오는 김다정과 마주쳤다.
“서아라 씨, 지금 몇 시인지 아세요? 차 대표님은 벌써 와 계세요!”
김다정은 불쾌감이 가득 담긴 얼굴로 다짜고짜 날을 세우며 쏘아붙였다.
서아라는 시계를 한 번 흘끗 보고 담담히 말했다.
“회의 시작까지 아직 5분 남았어요. 늦은 건 아니잖아요.”
그러자 김다정은 싸늘한 표정으로 서아라를 아래위로 훑더니, 콧등을 씰룩이며 말했다.
“회의라는 건 정시에 도착하는 게 아니라, 미리 와서 준비하는 게 기본적인 매너이자 예의죠. 그걸 모르세요?”
서아라는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김 비서가 지금 저한테 업무 태도를 가르치겠다는 건가요?”
김다정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녀는 애초부터 서아라를 곱게 보지 않았다.
정상적인 채용 절차도 없이 갑자기 낙하산처럼 들어온 데다 그 실체는 본인보다도 더 어린 여자였다.
정윤혁이 특별히 챙긴다길래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가 싶었는데, 막상 직접 보고 나니 예쁜 얼굴 하나 빼고는 별 볼 일 없었다.
겉으로 보기엔 그럴듯해 보여도 결국은 허울뿐인 장식품에 불과했다.
김다정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실력도 없으면서 괜히 뭘 증명해 보이겠다고 억지로 들이대는 오기만 앞선 전형적인 부류였다.
‘얌전히 집에나 앉아 있지, 뭘 안다고 회사에 와서 능력자 흉내야.’
김다정은 여전히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
“서아라 씨는 이제 막 입사하신 분이니, 아직 모르는 것도 많을 겁니다. 전 그런 걸 빠르게 익히도록 도와드리는 역할이고요.”
서아라가 무언가 더 말하려던 찰나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아라 씨? 여기엔 무슨 일로 오신 거예요? 혹시... 건우를 찾으러 온 건가요?”
서아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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