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76화

서아라의 말에 윤수아는 제대로 말문이 막혔다. 요즘 서아라가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막힘없이 받아치니 도무지 응수할 수가 없었다. 차건우의 검은 눈동자가 서아라를 향하며 서서히 깊어졌다. “대체 무슨 일이야?”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서아라를 응시했다. “난 밀지 않았어. 그냥 그 사람이 발을 헛디뎌서 굴러떨어진 거지.” “그런데 왜 그런 일이 생긴 거야?” “나랑 얘기 좀 하자고 하더라고.” 서아라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난 그럴 생각이 없어서 그냥 지나가려고 했는데, 급하게 나를 막아서려다가 발을 헛디딘 것 같아.” 차건우는 아무 대꾸도 없이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칠흑 같은 눈동자는 단 한순간도 서아라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표정은 여전히 차분했지만 주변의 공기만은 뚜렷하게 냉기를 머금고 있었다. 그의 반응은 뻔했다. 아직 서아라의 말을 전적으로 믿지 않는 눈치였다. 누가 봐도 사람이 갑자기 계단에서 떨어질 이유는 없으니까. 숨 막힐 듯한 분위기 속에 윤수아조차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서아라는 피하지도, 주춤하지도 않았다. 맑고 또렷한 눈빛으로 차건우의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냈고 그 안엔 단 한 점의 흔들림도 없었다. 한참 만에야 차건우는 시선을 거뒀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엔 싸늘한 기운이 스며 있었다. “이 일은 내가 직접 조사할 거야. 서아라, 네가 나한테 거짓말 안 했길 바란다.” 얼마 후, 수술실의 불이 꺼졌다. 하지민은 계단에서 떨어지며 가벼운 뇌진탕 증세를 보였지만 다행히 큰 이상은 없었다. 며칠간 입원해서 안정을 취하면 곧 회복될 거라는 진단이었다. ... 하지민이 눈을 떴을 때, 병실 안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고요했다. 그녀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고 곁에서 고개를 떨군 채 졸고 있는 윤수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늑하고 고급스럽게 꾸며진 병실을 둘러보던 하지민은 정작 자신이 가장 보고 싶었던 사람이 보이지 않자 눈빛이 금세 어두워졌다. 그때 인기척을 느낀 윤수아가 고개를 들고 반가운 듯 말했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