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화
윤수아의 말은 단순한 과장이 아니었다. 아예 사실을 뒤집어버리는 수준이었다.
차건우가 자리를 비운 것도 서아라에게 붙잡혀 끌려간 게 아니라 사건의 전말을 조사하러 간 것이었지만 윤수아가 그런 설명을 할 리 없었다.
그녀는 이미 서아라를 지독히도 증오하고 있었고 두 사람이 하루빨리 갈라서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하지민이 조금만 상처받아도 차건우는 주저 없이 윤수아 편에 서서 그녀를 감쌌다. 그런데 지금은 서아라 말을 믿고 있다는 사실이 윤수아에겐 도저히 용납되지 않았다.
서아라에게 몇 번이나 당한 이후, 그녀는 이미 마음 깊숙이 이를 갈고 있었다.
그런 윤수아의 일방적인 말을 듣고도 하지민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랜 시간 함께해온 친구였기에 윤수아의 성격이 어떤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윤수아가 한 말 중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굳이 물을 필요도 없었다.
“수아야, 나 좀 쉬고 싶어. 나가 줘.”
하지민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윤수아는 깜짝 놀랐다.
“지민아?!”
“나가줘.”
다시 한번 반복된 말에 윤수아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내키지 않았지만 더는 버틸 수 없어 결국 자리를 떴다.
...
다음 날.
차건우가 병실을 찾았다. 그 뒤를 따라온 사람은 다름 아닌 서아라였다.
그 시각 윤수아는 병실에서 사과 껍질을 깎고 있었다. 차건우를 본 순간 활짝 웃으려던 그녀는 함께 들어온 서아라를 보고 얼굴이 단번에 굳어버렸다.
“서아라, 너 무슨 낯짝으로 또 여길 따라 와?!”
쏘아붙이는 듯한 그녀의 목소리에 서아라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윤수아 씨, 나 귀 멀쩡하거든요. 그러니까 제발 좀 조용히 말해요. 매번 그렇게 악다구니 쓰며 소리 지르는 거 진짜 없어 보여요.”
“야! 서아라...”
“수아야.”
하지민의 차분한 목소리가 나지막하게 울렸다.
윤수아는 입술을 깨물며 억지로 말을 삼켰다.
서아라는 과일 바구니와 꽃다발을 한쪽에 내려놓고 하지민을 향해 다정하게 물었다.
“몸은 좀 어때요?”
“이제 많이 좋아졌어요. 와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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