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화
“별일 없대. 내일이면 퇴원할 수 있을 거라고 하더라.”
“그래, 필요한 거 있으면 뭐든 말해.”
“응.”
두 사람의 대화 속엔 서아라의 이름조차 나오지 않았다.
윤수아는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한쪽 소파에 앉아 여유롭게 꽃을 만지작거리는 서아라를 보곤 불만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건우 오빠, 서아라가 지민이를 계단에서 밀어서...”
하지만 차건우가 먼저 윤수아의 말을 끊었다 그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은 채 하지민을 바라봤다.
“정말 서아라가 널 밀어서 떨어뜨린 거야?”
서아라는 들고 있던 꽃송이를 만지작거리며 가볍게 웃었다.
차건우의 목소리에는 이미 대답을 알고 있다는 듯한 여유가 엿보였다.
그러나 굳이 하지민에게 묻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원하는 대답은 뭘까.
하지민이 ‘맞다’고 말하면 정말로 그 책임을 자신에게 묻기라도 할 셈일까?
차건우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의 마음속에서 하지민은 자신보다 훨씬 더 중요한 존재니까.
그에게 있어 하지민은 생명의 은인이었고 또 한때 그를 사랑했던 사람이었다.
결국엔 하지민을 배신하고 다른 사람과 결혼했지만 그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죄책감과 미안함, 그리고 함께하지 못한 데서 오는 복잡한 감정은 여전히 지워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걸 갚기 위해 서아라를 희생양 삼는 일쯤은 얼마든지 가능했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하지민이 입을 열었다.
“건우야, 넌 내가 일부러 떨어졌다고 생각해?”
차건우의 표정은 변함없이 차분했고 눈동자엔 특별한 감정이 묻어나지 않았다.
“그런 말 한 적 없어.”
“하지만 그렇게 들렸어.”
하지민은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를 얼굴로 조용히 말했다.
“지금 내가 일부러 아라 씨를 모함했다는 거야?”
“그게 아니라 그때 너희가 가까이 있었고 신체 접촉도 있었으니까, 네가 착각했을 수도 있다는 거야.”
“착각?”
하지민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차건우를 바라봤다.
“아라 씨를 믿고 난 못 믿겠다는 거야?”
차건우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 있었고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난 그저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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