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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한서준의 삶은 마치 한 번 쓰러진 도미노가 끝까지 줄줄이 넘어지듯, 연쇄적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정초아가 회의실에서 외친 한서준이 자기 부모 묘를 파헤쳤다는 말은 바이러스처럼 번져 나가며 재계 뉴스와 SNS 전체를 집어삼켰다. [속보! 한성 그룹 대표 한서준, 묘소 훼손 의혹... 재계 거물의 진정한 민낯?] [도덕성 붕괴? 한성 그룹 주가 폭락 조짐... 정씨 가문과의 악연 전말은?] 자극적인 제목 옆에는 과거 자신만만하게 웃던 한서준의 사진이 붙어 있어서 그 대비가 더욱 잔인했다. 한성 그룹의 주가는 단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그대로 하한가를 박으며 바닥에 꽂혔다. 매도창에는 주문이 산더미처럼 쌓였지만 그걸 받아 주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수천억대였던 시가총액은 마치 한여름 햇빛 아래 놓인 아이스크림처럼 눈앞에서 녹아 사라졌고 모니터에는 폐허 같은 숫자만 남았다. 눈앞 모니터에는 초록색으로 번지는 차트와, 줄어들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손실 숫자만 가득했다. 그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던 한서준은 손가락을 움직여 휴대폰을 켰다. 한때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이 먼저 전화를 걸어오던 그 휴대폰은 지금은 숨을 죽인 듯 고요했다. 한서준이 직접 전화를 걸어도 돌아오는 건, 통화 중이라는 신호음이거나, 영혼 하나 없는 형식적인 응답뿐이었다. 하지만 한서준은 아직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심호흡하고 한성 그룹과 가장 깊게 거래해 왔던 동신 은행의 행장 유한민의 개인 번호를 눌렀다. 끊임없이 울리던 전화는 오래 지나서야 연결되었다. 예전처럼 반갑게 한 대표님이라고 부르던 목소리는 사라지고 듣기만 해도 거리를 두는 유한민의 공식적인 말투만 남았다. “한 대표님, 무슨 일이십니까?” 휴대폰 너머에서는 누군가 술잔을 부딪치는 소리까지 들려왔다. “유 행장님.” 한서준은 최대한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한성 그룹의 단기 자금 유동성 문제에 관련해서...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아이고, 한 대표님!” 유한민은 바로 말을 끊었다. “하필 제가 지금 해외 출장 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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