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화

심가은이 코웃음을 쳤다. 백이현이 그녀에게 진심인 척했던 것만 생각하면 너무나 역겨웠다. 하긴. 백이현 같은 사람에게 진심이 있을 리가 있겠는가? 그가 전에 주서연을 쫓아다닌 것도, 지금 심가은을 놓지 않는 것도 모두 자존심 때문이었다. 심가은이 서민준에게 말했다. “뉴스 알려줘서 고마워요. 이거 엄마한테 보여줘야겠어요. 엄마는 아직도 백이현이 좋은 사람이라고 믿고 있거든요.” 서민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을 마친 심가은은 곧장 병실로 들어갔다. 신정민은 요 며칠 딸과 말도 섞지 않았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엄마를 불렀지만 여전히 아무 대답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휴대폰을 어머니에게 보여줬다. “엄마, 이것 좀 보세요. 이 뉴스 보면 백이현이 얼마나 위선적인 사람인지 알 수 있을 거예요.” 화면을 살짝 터치하자 자극적인 제목이 신정민의 눈앞에 펼쳐졌다. [충격! 재계 거물 백이현, 성매매 혐의로 체포!] 신정민은 가슴이 철렁했지만 여전히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받아 들고 꼼꼼하게 읽어 내려갔다. 그녀의 얼굴이 점점 굳어지더니 입술마저 파르르 떨렸다. 잠시 후 더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는지 차분했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고 이마의 핏줄마저 튀어나왔다. “백이현 이 자식, 지금껏 날 속인 거였어?” 그동안 백이현은 신정민의 앞에서 효심 깊고 감정에 충실하며 믿음직한 사람인 척 연기했다. 그의 부와 뛰어난 재능, 세심한 배려, 그리고 넘치는 센스에 신정민은 그를 전적으로 신뢰했고 심가은과 재결합하도록 최선을 다해 도왔다. 하지만 이제 보니 전부 다 백이현이 치밀하게 짠 속임수였다. 그 생각에 신정민은 가슴이 답답해지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 딸을 쳐다보는 눈빛에 미안함이 가득했다. “가은아, 엄마가 너무 어리석었어. 미안해.” 기억이 서서히 돌아오면서 남편이 파산 후 투신한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몸이 딸에게 짐이 될 뿐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심가은이 백이현과 함께해야만 앞으로 부유하고 걱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