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차가 병원 지하 주차장에 멈췄을 때 심가은은 천천히 눈을 떴다.
어지럼증을 참으며 물었다.
“서 변호사님, 도착한 건가요?”
“네. 제가 부축해 드리겠습니다.”
서민준이 몸을 숙여 안전벨트를 풀어 주었다.
코끝을 스치는 맑은 향이 순간적으로 전해지자 심가은의 심장이 괜히 빨라졌다.
서민준의 분위기는 흔한 남자들과 달랐다. 차갑고 냉혹한 백이현과는 정반대였고 차분하고 절제된 기품이 느껴졌다.
병원 1층 로비에 들어서자 서민준은 직접 무인 기계에서 진료를 접수해 주고 함께 진찰실까지 동행했다.
“서 변호사님,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심가은은 정말 죄송한 생각이 들었다. 분명 보답을 하려 했는데 오히려 또 신세를 지게 된 기분이었다.
“괜찮습니다. 이웃끼리 서로 돕는 건 당연한 일이지요.”
서민준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검사 후 의사는 두통약을 처방하며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체력을 기르라는 조언을 덧붙였다.
돌아오는 길에 서민준이 말했다.
“우리 아파트 단지 안에 헬스장과 수영장이 있습니다. 가은 씨도 시간 날 때 운동해 보세요.”
“네. 앞으로는 좀 더 챙겨 보겠습니다.”
심가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결혼 전까지만 해도 규칙적으로 운동을 했지만 백이현을 돌보느라 자기 시간을 잊어버린 지 오래였다.
“다음에 같이 가시죠. 제가 아는 트레이너를 소개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좋아요.”
집 앞에 도착하자 서민준이 문득 말했다.
“그럼 오늘 저녁 같이 드실래요? 제가 아까 가져온 음식 데워 드리겠습니다.”
심가은은 그제야 서민준도 저녁을 거른 게 떠올라 더 미안해졌다.
“정말 죄송해요. 바쁘신데 괜히 시간을 뺏었네요.”
서민준은 웃음을 띠며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어차피 밤새 일을 해야 해서 괜찮습니다.”
서민준은 음식이 담긴 도시락을 들고 심가은의 집으로 들어왔다. 현관문은 완전히 닫지 않고 살짝 열어 두었고 심가은은 새 일회용 슬리퍼를 내밀었다.
잠시 후, 서민준은 음식을 데워 식탁에 차려 놓았다.
심가은은 거듭 미안했지만 서민준은 부드럽게 말했다.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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