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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서민준이 코웃음을 쳤다. “유시훈 감독님처럼 높으신 분이 권하는 술을 저 같은 사람은 마실 자격 없다는 건가요?” 유시훈 감독은 젊고 잘생긴 남자를 제일 싫어했다. 여기는 우리 프로그램 팀의 회식 자리지 가족까지 데려와도 된다고는 안 했어요. 당장 나가요! 심가은 씨, 자리에 남고 싶다면 석 잔을 다 마셔요. 아니면 당장 짐 싸서 꺼지든지 해요!” 그는 심가은이 순순히 마실 거라 여겼는데 그녀는 오히려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다면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자리에 남아봤자 괴롭힘이나 당할 게 뻔했다. 아무리 열심히 연습해도 마지막에는 분명 통편집 당할 테니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서민준과 함께 몸을 돌려 나가려 했으나 유시훈이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성깔이 꽤 있구먼, 감히 내 앞에서 날 이렇게 무시해?” 유시훈의 삼촌은 방송국 고위 간부였고 본인 역시 시청률 높은 인기 프로그램을 몇 개 쥐고 있었기에 평소 주변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그는 스스로를 대단한 인물이라고 여기며 그 누구도 자신을 거역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벌떡 일어나 욕설을 퍼부었다. “야!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내가 밀어주지 않았으면 지금껏 프로그램 녹화는 꿈도 못 꿨을 주제에 어디서 은혜도 모르고 까불어!” 그는 옆에 있던 비서 두 명에게 말했다. “쟤 잡아, 억지로라도 마시게 해!” 비서들은 그가 술에 취했음을 알았으나 말리자니 덜컥 겁이 났다. 유시훈은 그들이 움직이지 않자 발길질을 하며 그들을 몰아세웠다. “뭐야, 이제는 내 말을 안 듣겠다는 거야? 너희도 잘리고 싶어?” 요즘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었기에 비서들은 그를 거역했다가 밥줄을 잃을까 봐 두려워 얼른 앞으로 나서서 심가은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손이 심가은에게 닿기도 전에 서민준이 그들의 손목을 꽉 붙들었다. 서민준이 차갑게 말했다. “심가은 씨는 방송국에 대회 참가하러 온 거지, 이렇게 술 마시러 온 게 아닙니다. 유 감독님, 사석에서 이렇게 횡포를 부리시는 걸 윗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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