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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주영욱은 연애 경험이 많은 노련한 남자였다. 그는 감정의 본질을 누구보다도 꿰뚫고 있었다. 주서연은 오빠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결국 자신이 더 많이 사랑했기 때문에 이렇게 불안하고 잃을까 두려워하며 결국 자신을 잃어버린 것이었다. 오빠는 정말 감정 문제에 있어서는 대단했다. 그녀는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라 주영욱을 향해 말했다. “오빠, 그럼 오빠가 심가은을 한번 쫓아 보는 게 어때요? 오빠는 잘생겼고 돈도 많고 여자 마음도 잘 알잖아요. 내 기억에는 오빠가 여자를 쫓아서 실패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심가은이 내 올케가 되면 백이현은 분명 포기할 거예요.” 주영욱은 동생의 말이 너무 황당해서 어이가 없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런 터무니없는 이유로 내가 심가은을 쫓을수는 없잖아.” 억울한 듯 고개를 숙이며 주서연이 말했다. “오빠, 나 좀 도와줘요. 오빠가 심가은이 오빠를 사랑하게 만들면 나는 더 이상 심가은이 백이현과 얽매일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주영욱은 방금 카페 앞에서 스쳐 지나간 심가은의 옆모습을 떠올렸다. 그녀의 차분하고 단정한 분위기와 눈빛 속의 강인함이 떠올라 잠시 망설였다. “생각은 좀 해볼게. 하지만 지금은 집에 가자, 응?” 며칠째 백이현을 돌보느라 주서연은 지쳐 있었고 게다가 오빠의 설득에 마음이 흔들려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오빠.” 며칠 후, 심가은은 출근길에 엘리베이터 앞에서 태현빈을 보았다. 처음에는 자신을 찾아온 줄 알았지만 그는 고개를 살짝 끄덕여 인사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둘은 함께 엘리베이터에 탔다. 짧은 정적이 흐르는 동안 심가은은 태현빈이 누른 층수를 보고서야 그가 동휘 법률 사무소로 향한다는 걸 알았다. 심가은은 그가 아마 진아린의 사건 때문에 온 것이라고 바로 짐작했다. “진아린 사건은 어떻게 됐어요?” 심가은이 먼저 물었다. 표정이 어두워지며 태현빈이 대답했다. “백씨 가문에서 돈을 써서 의사에게 정신 감정 보고서를 바꾸게 했어요. 그래서 진아린은 중형을 받을 가능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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