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심가은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백이현은 화가 치밀어 미간을 누르며 고개를 저었다.
“네가 나한테 화내고 이혼까지 한 건 뭐라 할 말이 없어. 하지만 우리 어머니는 늘 너를 친딸처럼 대해 주셨잖아. 그런 정성에 조금이라도 보답해야 하는 거 아니야? 가은아, 넌 어쩜 이렇게 매정하니.”
병을 앓은 뒤 최정희는 더 까다로워졌고 웬만한 음식에는 늘 불만을 토했다.
예전에는 오직 심가은이 직접 만든 요리만이 그 입맛을 맞출 수 있었다.
하지만 백이현은 회사 일에 매달리면서 어머니까지 챙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백이현은 심가은을 다시 끌어들여 돌보게 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심가은은 그의 말을 듣고 기가 막혀 고개를 저었다.
“백이현, 나 처음에 계약서 쓰고 너희 집 들어간 거 기억 안 나? 네 어머니 챙기고 네 옆에서 며느리 역할을 했던 건 다 계약 때문이었어. 그 계약이 끝난 지금에 난 너희 집안일에 조금도 끼고 싶지 않아. 그리고 네가 말한 것처럼 네 어머니가 날 친딸처럼 아껴 주셨다고? 웃기고 있네. 그 말이 얼마나 우스운지 몰라? 네 어머니가 정말 날 딸처럼 생각했다면 백수민처럼 편하게 살게 뒀겠지. 가사도우미의 일을 다 나한테 떠맡기고 내 자유를 억눌러서 집 안에 묶어 뒀을까? 네가 굳이 그렇게 말하고 싶다면 구체적으로 말해 봐. 네 어머니가 나한테 잘해 준 게 도대체 뭐였는데?”
그러자 백이현은 말문이 막혔다.
백이현은 늘 어머니가 다른 재벌가의 시어머니들과 달리 웃으며 심가은을 대했기에 그것만으로도 특별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심가은이야말로 복 많은 여자로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잘해 준 사례를 꼽으려니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심가은은 냉소 섞인 웃음을 흘렸다.
“더 할 말 없어? 그럼 난 이만 갈게.”
그럼에도 백이현은 여전히 심가은을 붙잡았다.
“가은아, 설령 우리 어머니가 크게 해 준 게 없다 해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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