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화 변태적인 소유욕
“네가 다시는 나와 헤어지겠다거나, 날 떠나겠다는 얘기를 꺼내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그만하라고 할게.”
고은찬이 낮지만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 목소리에 오히려 심재이는 으스스 소름이 돋았다. 마음이 차갑게 식어갔다.
“고은찬. 너 미쳤어. 넌 변태야.”
이건 사랑이 아니라 통제였다.
“지금 네가 나한테 사과만 하면, 우린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어.”
고은찬은 마치 심재이의 말은 들리지 않는 듯 그녀의 눈을 빤히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의 눈이 기대로 반짝이고 있었다. 그녀가 전처럼 자신을 달래주길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심재이의 얼굴은 분노와 실망으로 가득했다.
“우리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
심재이가 비꼬는 말투로 차가운 말을 내뱉었다.
“고은찬. 난 네 인형이 아냐. 너한테 아직 정이라는 게 남아있다면 이거 놓으라고 해.”
기대에 가득 찬 눈빛이 조금씩 어두워지며 고은찬의 표정 역시 점점 일그러졌다.
“심재이, 전엔 얼마든지 나한테 먼저 사과했었잖아. 왜 하필 이번엔 사과하지 않으려는 거야? 다른 남자가 생긴 거야? 그래?”
“아니.”
심재이가 목소리를 높였다.
“너한테 실망해서 그래.”
“실망?”
소리 내 웃던 고은찬이 몸을 돌렸다.
소유나는 고은찬이 흔들릴까 봐 순간 마음을 졸여야 했다.
하지만 고은찬의 마음이 약해지는 그 순간마다 심재이는 또다시 그의 화를 돋웠다.
‘좋아. 내가 원하던 그림이 바로 이거라고.’
술잔을 채운 소유나가 심재이 앞으로 걸어가 그녀의 머리 위로 술을 부었다. 소유나의 얼굴에는 곧 천진난만한 미소가 걸렸다.
“재이 씨, 대표님이 얼마나 좋은 분이신데 그걸 몰라주는 거예요. 전 대표님이 정말 너무 안쓰러워요. 재이 씨가 지금이라도 대표님께 사랑한다고, 헤어지지 않겠다고 얘기하면 제가 오빠에게 놓아주라고 할게요.”
심재이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와인에 젖어 얼굴에 착 달라붙었다. 그 덕에 피부는 전보다 더 하얗게 빛났고 흐트러진 모습에선 고집스러운 도도함이 돋보이기도 했다. 눈빛은 뼛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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