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5화 조력
“아니요.”
소유나가 얼른 이렇게 말하며 억지로 웃었다.
“기쁜 소식을 직접 알고 싶어서 그러는데 비밀로 해주시면 안 될까요?”
“네. 화자분의 프라이버시는 쉽게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는 걸로 되어 있습니다. 소유나 씨의 몸 상태에 다른 이상은 없지만 매우 허약한 상태입니다. 요즘은 최대한 과로를 피하고 영양분을 많이 섭취할 것을 제안합니다. 엽산을 처방해 드릴 테니 가져가서 드세요.”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별말씀을요.”
의사가 가고 소유나는 손에 든 검사지를 내려다보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임신이라니. 분명 안전조치 했는데.’
소유나는 소재윤의 역겨운 얼굴이 떠올라 속이 메슥거린 나머지 화장실로 달려가 연신 헛구역질했다.
‘안돼. 그런 더러운 남자에게 아이를 낳아줄 수는 없지. 이 아이는 절대 남겨서는 안 돼.’
세면대에 손을 올린 소유나는 배를 내려다보며 표독스러운 눈빛을 지었다. 시집도 가야 하는데 이런 사고뭉치를 달고 다닐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생각을 굳힌 소유나가 병실로 돌아가 핸드폰을 집어 들고 다른 병원에 연락해 중절 수술을 예약하려다 문득 드는 생각에 눈알을 데굴 굴리더니 오만한 표정으로 웃었다.
‘이 아이가 재벌 집으로 시집가는 티켓이 될지도 모르겠군.’
...
이튿날, 심재이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학교로 향했다. 피아노 방으로 가보니 임유찬이 주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주고 있었다.
임유찬이 먼저 한 단락 연주하는데 주설이 옆에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임유찬을 바라봤다. 심재이는 그제야 주설이 임유찬을 좋아한다는 걸 알아챘다. 두 사람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몸을 돌려 다른 피아노방으로 향하려는데 마침 고개를 돌린 임유찬이 심재이를 발견하고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재이야. 왔어?”
걸음을 멈춘 심재이가 고개를 돌리자 주설의 얼굴에 피어있던 웃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언짢은 표정이었다. 그런 주설의 눈빛을 읽어낸 심재이가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 두 사람 계속해요. 나는 다른 방에서 연습하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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