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화 우유 배송
표정이 어두워진 심재이는 보고도 못 본 척 단지로 걸어가는데 고은찬이 차에서 내려 냉큼 막아섰다.
“재이야, 우리 얘기 좀 해.”
심재이의 손을 잡은 고은찬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난 너랑 할 말 없는데.”
심재이가 차갑게 쏘아붙이며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고은찬이 더 세게 부여잡았다.
“유나 퇴사했으니까 더 만날 일은 없을 거야. 이제 사과도 했는데 왜 너만 내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거야?”
고은찬이 심재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이거 놔.”
심재이는 고은찬과 한마디도 나누고 싶지 않아 힘껏 몸부림쳤다. 인내심을 잃고 그를 역겨워하는 심재이의 모습에 상처받은 고은찬은 약이 오를 수밖에 없었다.
“내가 그렇게 싫어? 말 한마디도 섞기 싫을 만큼?”
“응.”
심재이가 그런 고은찬의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보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너랑 할 얘기 없거든.”
고은찬이 그런 심재이를 보며 화가 난 나머지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할 얘기 없어도 네가 있을 곳은 내 옆이야. 이미 할아버지께 연말이 오기 전에 결혼할 거라고 얘기해 뒀어.”
“나는 너랑 결혼할 생각이 없어.”
“나랑 결혼하지 않으면 누구랑 결혼한다는 거야. 누가 감히 나에게서 너를 뺏어가? 나를 욕보인 대가가 얼마나 큰지 알게 될 텐데.”
고은찬이 음침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화가 난 심재이가 얼굴을 붉힌 채 씩씩거리는데 다행히 경비가 그 모습을 보고 얼른 달려와 고은찬을 밀어냈다.
“또 당신이에요?”
경비가 고은찬을 알아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아직도 찝쩍대는 거예요. 당신 그거 불법이에요.”
고은찬이 심재이를 힐끔 쳐다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고은찬을 태운 차가 빠져나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경비가 뒤에 선 심재이를 관심했다.
“심재이 씨, 괜찮아요?”
심재이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누군가에게 늘 쫓겨 다니는 것도 방법은 아니니 신고해 보는 게 어때요?”
경비원이 이렇게 제안했지만 심재이가 눈꺼풀을 축 늘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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