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9화 유혹에 넘어가다
놀란 심재이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베란다로 나가보니 아니나 다를까 단지 앞에 세워진 고태겸의 차가 보였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심재이는 고태겸의 이글거리는 눈빛이 그녀를 향해 있음을 느끼고 마음이 요동쳤다.
‘언제 온 거지? 얼마나 서 있었던 거야 ?’
핸드폰이 울리자 심재이가 시선이 핸드폰으로 향했다. 화면에 뜬 고태겸의 번호를 보며 심재이가 이를 앙다물더니 잠깐 뜸을 들이다가 전화를 받았다.
“안 내려오고 뭐 해?”
남자의 매혹적인 목소리가 바로 앞에서 들리는 것 같아 심재이가 가볍게 거절했다.
“삼촌, 오늘은 피곤해서 집에서 쉬고 싶어요. 나가고 싶지 않아요.”
수화기 너머가 조용해지자 심재이는 긴장한 나머지 손바닥에 땀이 차기 시작했다. 얼마나 지났을가, 고태겸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나 보고 싶지 않은가 봐?”
“아니요.”
심재이가 부인했다.
“그러면 볼 용기가 안 나서인가?”
고태겸의 나지막한 목소리는 매우 맑았다.
“어제 한 말 때문에 놀란 거야?”
심재이가 입술을 꽉 깨물더니 땀이 차오른 손을 꽉 움켜쥔 채 가볍게 입을 열었다.
“어제 삼촌이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안 나요. 그냥 피아노 연습을 너무 빡세게 해서 피곤할 뿐이에요.”
심재이의 목소리는 고태겸을 피하고 있었고 거절하고 있었다.
“피곤하면 자야지.”
고태겸이 고개를 들어 베란다로 나온 여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어두운 표정으로 입술을 앙다물었다. 다시 입을 열었을 땐 목소리가 살짝 갈라진 게 더 매혹적으로 다가와 심재이의 심장이 철렁했다. 몸이 그대로 굳어버린 심재이가 냉큼 대답했다.
“삼촌도 얼른 들어가서 밥 먹고 쉬세요.”
심재이가 이렇게 말하며 전화를 끊으려는데 남자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다시 귓가로 전해졌다.
“재이야. 내가 어제 한 말 진심이야.”
맑으면서도 진지한 목소리가 유난히 듣기 좋은 밤이었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이 귓가에 낮게 속삭이는 신음 같아 심재이가 화들짝 놀라며 온몸을 파르르 떨더니 이내 귀까지 빨개졌다.
“사... 삼촌. 핸드폰 배터리가 얼마 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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